‘文 정부 때도 이 정돈 아니었는데’…강남 대출지수 30% 아래로 ‘역대최저’ [부동산360]
‘15억 이상 대출금지’ 文때보다 낮아
“10억~20억 쥐고 있어야 진입” 분석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2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강남의 대출 비중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은 크게 상승했지만, 대출 총액은 제한되면서 강남권 시장은 ‘현금부자’의 세상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시 강남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 대출지수 평균은 29.44를 기록했다. 대출지수는 거래가격 대비 근저당권 설정 비율로, 30 이하로 떨어졌다는 건 매수자가 집값의 30%도 대출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출지수가 30 미만인 곳은 서울 내 25개 전 자치구 중 강남구가 유일하다. 강남구의 평균 대출 지수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39.39를 기록하는 등 40에 가까웠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된 10·15 대책 이후 ▷11월 37.94 ▷12월 39.39 ▷1월 33.43으로 점차 하락했다.
이달 강남구의 대출지수는 역대 최저로, 고가 주택의 대출이 아예 금지됐던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보다도 더 낮아졌다. 2019년에 발표됐던 12·16 대책 당시,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금지했음에도 강남구 평균 대출지수는 ▷2020년 1월 43.75 ▷2월 41.15 ▷3월 51.75 등을 유지했다.
당시에는 강남권에 15억원 이하 주택이 다수 존재했을 뿐 아니라, 소득 대비 상환능력을 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본격 시행되기 전이었다. 15억원 미만 주택의 경우 소득이 낮아도 주택담보비율(LTV) 40%를 꽉 채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탓에 일정 수준의 대출 지수가 유지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반전됐다. 강남의 대출 비중이 급감한 데는 집값 상승과 대출규제가 중복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강남구의 평균 집값은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으로 30억원을 웃돈다.
KB부동산 5월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의 평(1평=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억2271만원으로, 단순 계산 시 84㎡의 평균 가격은 31억2360만원이다. 이는 1년 전(27억4180만원)보다 13.9% 상승, 2년 전(22억4104만원) 대비해선 39.3% 급등한 가격이다.
이처럼 집값이 너무 빠르게 상승하다 보니 강남에 있는 거의 모든 주택이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묶이는 등 규제의 영향권 안에 편입됐다. 여기에 DSR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집값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 속도를 압도해 고소득자도 더 이상 ‘대출로 집 사기’가 어렵게 됐다.
강남이 점차 10억~2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진입하기 어려운 ‘현금부자’의 세상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집값은 너무 올랐는데 개인의 소득과 DSR 규제는 묶여 있다 보니 구매자들의 현금 동원 비중만 압도적으로 높아진 것”이라며 “시장가격 자체가 진입장벽이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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