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도 예외 없다…이강인, 멕시코전서 아기레와 특별한 재회
최대영 2026. 6. 14. 10:45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이 자신의 성장을 이끌었던 스승과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자와 스승이 아닌 승부를 겨루는 적으로 마주하게 됐다.
한국은 오는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만큼 사실상 조 1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경기다.
멕시코를 이끄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에게 특별한 인물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스페인 마요르카 시절 시작됐다.

2022년 마요르카 지휘봉을 잡은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재능을 누구보다 높게 평가했다. 탈압박 능력과 패싱 센스를 활용해 팀 전술의 중심으로 세웠고, 공개적으로도 "가장 재능 있는 선수"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강인은 아기레 감독 아래에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공격 능력뿐 아니라 수비 가담과 경기 운영 능력까지 발전시키며 2022-2023시즌 리그 6골 7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그 활약을 발판으로 이강인은 이후 Paris Saint-Germain으로 이적하며 유럽 정상급 무대에 진입했다. 마요르카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며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후 아기레 감독이 멕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됐다. 지난해 평가전에서도 상대 팀으로 맞붙었고, 이번에는 월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재회를 앞두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조 추첨 당시에도 이강인을 "내 아들"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다. 농담 섞인 표현으로 견제 의사를 밝히면서도 여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이강인의 생각은 단호하다. 체코전 승리 후 아기레 감독과 맞대결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그냥 상대일 뿐"이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실제로 지금의 이강인은 대표팀 공격의 중심이다. 체코전에서도 날카로운 패스와 드리블로 공격을 이끌었고, 황인범의 동점골을 도우며 월드컵 두 대회 연속 도움 기록을 이어갔다.
한국이 멕시코를 꺾으면 조 1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토너먼트 대진에서도 큰 이점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번 경기는 사실상 조별리그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성장을 이끌어준 스승과 다시 만나는 순간.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는 추억보다 승리가 먼저다. 이강인은 이제 은사 앞에서도 주저 없이 자신의 축구를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사진 = 신화, AFP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
Copyright © 포모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