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대 팔았을 뿐인데… 작은 기업 다니는 30대 소희씨의 선택
30대 小기업 직장인 재무설계
남자친구와의 결혼 꿈꾸지만
지금까지 모은 돈 사실상 ‘제로’
유지비 비싼 車 과감히 처분
목표 이루려면 결단 필요해
단기간에 목돈이 필요하지만 여유 자금이 부족할 때,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현재 누리고 있는 '편리함'이다. 많은 이들이 소득을 늘리거나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데 골몰하지만 정작 가계부의 발목을 잡는 것은 고정 지출인 경우가 적지 않다. 작은 기업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이소희(가명ㆍ32)씨가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 2년 안에 결혼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소득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 유지비와 기름값으로 쓰고 있었다.

30대 직장인 이소희씨에겐 3가지 목표가 있다. 2년 안에 1000만원을 모아서 이사하기, 결혼자금(2000만원) 마련하기, 10년 안에 내집 마련 비용(1억5000만원) 모으기 등이다. 필자가 경험한 다른 상담자들과 비교하면 시기와 금액이 꽤 구체적이다. 소희씨는 "2년 뒤 결혼하기로 약속한 남자친구와 함께 세운 목표"라면서 "함께 이것저것 계획을 짜다 보니 목표가 세세해졌다"고 말했다.
■ Q1. 지출구조 = 문제는 소희씨가 꿈을 이루기엔 가계부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자세히 살펴보자. 작은 기업에 다니는 소희씨는 한달에 240만원을 번다. 지출 내역은 이렇다. 먼저 통신비 4만원, 관리비ㆍ공과금 12만원을 쓴다. 식비는 한달에 40만원을 지출한다. 교통비ㆍ유류비는 35만원이고, 회비ㆍ기부에도 15만원을 지출한다.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총비용은 912만원으로 자동차보험과 세금 160만원, 부모님 용돈 60만원, 의류비와 병원비, 경조사비에 100만원을 쓴다. 이밖에 명절과 휴가 때 쓰는 돈 80만원, 미용실 비용 37만원도 있다. 나머지 475만원은 교육비다. 사진과 미술 등에 관심 많은 소희씨가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지불하는 돈이다. 비정기지출 항목을 모두 더해 한달 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76만원이다.
이밖에 건강보험 10만원과 자동차 대출상환금 15만원도 있다. 모두 합하면 월지출은 총 207만원이다. 금융상품으로는 주택청약종합저축(15만원), 적금(10만원) 등 25만원이 전부다. 이렇게 소희씨는 한달에 232만원을 쓰고 8만원의 자금을 남기고 있다.

자동차 관련 비용도 고민거리다. 매달 나가는 유류비 35만원은 소희씨의 소득(240만원)을 고려했을 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비정기지출(76만원) 항목에 포함된 자동차 보험료와 세금, 각종 유지비와 주차비도 계산해야 한다. 차를 소유했다는 것만으로 소득의 상당 부분이 고정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소희씨의 회사는 집에서 대중교통(20분 거리)으로 출퇴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그럼에도 차를 고집하는 건 재무 설계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소희씨가 세운 목표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사 비용 1000만원, 결혼자금 2000만원, 내집 마련 비용 1억5000만원 등 총 1억9000만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집을 마련하는 비용은 남자친구와 함께 모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사 비용과 결혼 자금으로만 3000만원을 준비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월 100만원씩 2년 6개월을 모아야 하지만, 한달에 232만원을 쓰고 8만원을 남기는 현재의 소희씨에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다.
■ Q3. 해결책 = 소희씨는 차를 유지하는 것보다 미래의 남편과 함께 세운 재무목표를 이루는 쪽을 택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처분'이란 특단의 대책을 내렸다. 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유류비뿐만 아니라 보험료와 세금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봤다. 이런 판단에 따라 소희씨는 차를 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가계부에선 유류비(35만원) 항목이 사라지고 대중교통(21만원) 비용이 추가됐다. 월 14만원을 절감한 셈이다.
소희씨는 비정기지출 항목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미용비와 의류비를 줄이고,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 프로그램을 듣는 횟수를 대폭 줄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소희씨는 정기지출을 76만원에서 23만원으로 53만원 절감했다.
이밖에 배달음식 주문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식비를 40만원에서 30만원으로 10만원 절약했고, 불필요한 보장항목을 없애 보험료도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3만원 줄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소희씨는 지출을 207만원에서 127만원으로 줄여 80만원 여유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여유자금 8만원까지 더하면 총 88만원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제 이 돈으로 솔루션을 세워보자. '2년 뒤 이사와 결혼'이라는 확실한 단기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확실하게 목돈을 만들면서도 어느 정도 수익성을 추구할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적금 규모를 1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적립식펀드에 월 20만원씩 적립하기로 했다.

재무설계의 핵심은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자차를 처분한 소희씨에겐 한동안 불편함이 따르겠지만, 그 대가로 안정적인 독립과 행복한 결혼 생활이 뒤따라올 것이다. 소희 씨가 오늘 세운 약속들이 2년 뒤, 그리고 10년 뒤 풍성한 결실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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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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