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넘어 로봇까지…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영토확장

장현우 2026. 6.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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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저장·공급해 전압 안정화, 피지컬AI 로봇 적용 가능성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개발 그룹장/사진제공=머니투데이방송(MTN)

AI가 작동할 때 순간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 전압이 불안정해져 화면 깜빡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기가 만들고 있는 '실리콘 캐패시터(축전기)'는 댐이 물의 흐름을 조절하듯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공급해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실리콘 캐패시터가 스마트폰과 AI 데이터센터를 넘어 피지컬AI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피지컬AI에 실리콘 캐패시터 들어가면 효율 높아져"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개발 그룹장은 지난 11일 삼성전기 제품 학습회에서 "피지컬AI 로봇에 실리콘 캐패시터가 들어가면 시스템 구성도 간단해지고 효율이 높아질 수 있어, 그런 쪽에서 기업들 접근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피지컬AI에 실리콘 캐퍼시터가 무조건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객 요구사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기존 적층세라믹캐퍼시터(MLCC)가 AI를 구동하는데 최선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원기 그룹장은 "기존 세라믹을 재료로 쌓는 구조로 만들어진 MLCC는 전기가 미로처럼 돌아가는 기생 인덕턴스(ESL) 현상이 있어 저항과 같은 방해가 커진다"며 "AI 처럼 평소에는 전기를 쓰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가 응답을 빨리 처리하는 방식에는 MLCC처럼 ESL이 많은 것은 대응이 어렵고"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리콘 캐패시터는 ESL 현상 거의 없어 AI 클라우드 서버나 자율주행 시스템처럼 빠른 반응이 필요한 장비나 항공 전자 의료기기 등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MLCC와 실리콘 캐패시터는 칩 근처에 붙는 위치가 다르다. 김 그룹장은 "MLCC는 세라믹을 떡처럼 층층이 쌓는 구조라 어느 수준 이하로 두께를 얇게 줄이면 성능이 나빠져, 크기 문제로 칩 옆이나 기판 위에 붙인다"며 "실리콘 캐패시터는 두께가 머리카락 1/10 수준까지 얇게 가능해 칩 바로 밑이나 심지어는 기판 안쪽까지 집어넣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리콘 캐퍼시터 모습./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 "실리콘 캐패시터, 디램에 영향받아"

실리콘 캐패시터는 디램(DRAM) 기술의 영향을 받았다. 0과 1이라는 정보를 저장했다가 읽어오는 메모리인 디램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소자가 '디램 캐패시터'다. 김 그룹장은 "30년 전부터 디램에서 쓰던 캐패시터를 빼서 용량을 키우고 전압과 주파수 조건을 바꿔 칩과 패키지용 실리콘 캐패시터로 다시 개발했다"고 말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삼성전기가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원기 그룹장은 "실리콘 캐패시터를 잘 만들려면 반도체 제조 경험으로 축적된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며 "캐패시터가 기판 위와 아래에 붙으며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기술력은 삼성전기 밖에 없고, 실리콘 캐패시터와 기판을 같이 만드는 기업도 드물다"고 말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존 MLCC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를 형성한다. 김 그룹장은 "MLCC는 용량이 큰 부분부터 전압이 높은 영역까지 커버한다고 보면 된다"며 "실리콘 캐패시터는 낮은 전압 영역과 용량이 큰 영역을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김 그룹장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글로벌 대형 기업에 1조 5000억원 규모로 공급을 계약했다"며 "삼성전기 마케팅팀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31년까지 연평균 1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장현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