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염증 있는 사람 너무 많아”… 매일 먹는 ‘이것’ 때문?

20, 30대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IBD)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병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있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크론병으로 생기는 복통은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하며, 드물게 관절염이나 항문 주위 농양(고름)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염증이 대장 점막에만 나타난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잦은 설사를 겪는다. 대부분 염증이 직장(대장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와도 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염증성 장 질환자는 9만2665명이다. 2019년보다 약 30% 증가했다. 환자의 4명 중 1명은 20, 30대다.
원인으로 '초가공곡물' 지목…뭐길래?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은 최근 전 세계 21개국의 성인 약 12만 4000명의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 질환을 유발하는 강력한 원인으로 초가공곡물이 지목됐다.
초가공곡물은 쌀, 밀, 옥수수 등의 곡물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이다. 원재료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제·변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 곡물의 유익한 성분은 사라진다. 대신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정제 탄수화물과 액상과당의 비중이 높다.
시리얼, 크래커, 밀가루 가공품(식빵, 파이, 패스트리), 냉동 피자 등이 초가공곡물의 대표적인 예시다.
이번 연구에서 하루 19g 이상 초가공곡물을 먹은 사람은 9g 미만 섭취자에 비해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이 86% 높았다. 하루 5회 이상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발병 위험이 최대 4배까지 높아졌다.
특히 영향이 컸던 것은 가공 식빵이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식빵을 하루에 30g, 즉 한 장 정도 꾸준히 먹는 사람들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염증성 장 질환 위험이 2.1배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탄수화물 줄이기 힘들다면…'이렇게' 드세요
연구팀은 초가공곡물 특유의 가공 방식이 질병 위험을 키운다고 봤다.
초가공곡물에는 유화제(물과 기름을 섞는 성분), 보존제, 안정제 등이 들어간다.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첨가물질이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런 첨가물이 장 점막 장벽을 약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갓 구운 빵이나 쌀밥, 통밀을 활용한 케이크 등을 먹은 사람들은 오히려 염증성 장 질환 위험이 줄어들었다. 곡물 자체보다는 가공 과정이 문제가 됐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니라지 나룰라 맥마스터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인과관계를 확정하긴 이르지만, 현재로서는 초가공곡물 섭취를 제한하면 다양한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저널》 최근 호에 실렸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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