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예상치 부합했던 美물가지표…이제는 케빈 워시 입 주목

임은진 2026. 6. 1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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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CPI·PPI 발표…근원 물가 상승 압력 비교적 약했다는 평가
증권가 "워시가 연준 내 매파 목소리 얼마나 중화할지 관건"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 by Mandel NGAN.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국내 증시가 미국의 물가 지표를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에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간 이들 지표는 시장의 큰 관심사였다.

예상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물가가 오르자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영향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우려에 지난 한 주 미국 뉴욕 증시의 주가 지수가 출렁였고 이 여파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한국형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91.23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이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특히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으로 0.3%였던 예상치보다는 안정적이었다.

이튿날 발표된 5월 PPI도 전월 대비 1.1% 올라 시장 전망치 0.7% 상승을 웃돌았지만, 에너지 항목이 제외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4월의 0.7%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시장은 지난달 CPI와 PPI 모두 근원 물가 상승 압력이 비교적 약했던 것으로 평가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유가도 하락하면서 증시는 안도하며 랠리를 펼쳤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가 지표 발표에 대해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슈퍼마켓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현 3.50∼3.75% 수준인 정책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동결 여부보다는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 특히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기자 회견에서 내놓을 통화 정책 스탠스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증권가는 5월 CPI나 PPI가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하기는 했지만 지수 자체가 높은 수준인 만큼 연준이 물가에 대해 큰 경계심을 드러낼 것으로 봤다.

CPI와 PPI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되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의 상승 폭이 4월 대비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연준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PCE 지수를 주요 지표로 삼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PCE 물가 헤드라인은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4.1%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각각 0.4%, 3.8%였던 4월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된 수치다.

다만 증권가는 연준 내에서 높아질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목소리를 워시 의장이 중화시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ECB(유럽중앙은행)가 중동발 에너지 충격과 2차 물가 파급 효과를 우려해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연준 역시 다소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워시 의장이 최근 물가 상승을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할 경우 성명서와 점도표가 다소 매파적으로 수정되더라도 시장의 긴축 우려 확대와 금융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워시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명이고 첫 FOMC 회의 및 기자 회견임을 감안할 때 매파보다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스탠스를 피력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점도표 또는 FOMC 성명서가 매파적일수록 워시의 기자 회견은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면서 "많은 투자자가 우려하는 6월 FOMC 결과가 오히려 분위기 반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5월 미국 소비자 물가 수준, 특히 연준이 주목하는 슈퍼 코어 소비자 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연준의 매파적 본색은 6월 FOMC 회의에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물론 매파적 기조 강화가 반드시 조기 금리 인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5월 소비자 물가 발표 이후에도 연내 1차 금리 인상 확률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더욱이 워시 의장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알려지는 '절사 평균 PCE 물가'(변동성이 큰 상위 및 하위 품목을 일정 비율 제거한 뒤 남은 품목의 평균을 내서 산출한 물가) 상승률을 보면 4월 기준 2% 초·중반대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6월 FOMC 회의에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연준 내 매파적 목소리를 워시 의장이 얼마나 중화시켜줄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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