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좀 합시다” 4년 전 그대로…BTS 부산 공연이 남긴 숙제 [종합]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6. 6. 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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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12~13일 양일간 월드투어 ‘아리랑’ 부산 공연 개최
2022년 이후 4년 만에 부산 공연...‘데뷔 13주년’ 기념 의미 더해
숙박업소, 공연 특수 노려 요금 폭등...팬들 숙박 못하고 발 동동
정부 차원 단속에도 팽배...무늬 행정 지적도
방탄소년단. 사진ㅣ빅히트뮤직
데뷔 13주년을 맞은 그룹 방탄소년단이 부산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공연을 전후로 불거진 숙박업소 요금 폭등 논란은 여전히 해결돼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12~1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부산 공연은 축제의 장으로 완성됐다. 6월 13일 데뷔 기념일과 맞물린 공연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현장은 물론, 부산 전역이 보랏빛 팬들로 가득 찼다.

양일간 공연은 모두 매진되며 약 11만명의 관객이 동원됐다. 13일, 데뷔일이자 두 번째 공연에서 멤버들은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든 것은 아미”라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고, 팬들도 “사랑하는 BTS,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건네며 화답했다.

이번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경기장 주변 상권 역시 활기를 띠었다. 식당과 카페, 편의점 등에는 손님이 몰렸고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들도 북적였다.

실제로 공연 기간 부산 도심 곳곳은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광안리와 해운대, 영화의전당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데뷔일을 기념하는 ‘BTS 페스타’ 연계 이벤트가 진행됐고 공연을 계기로 부산을 처음 방문한 해외 팬들도 적지 않았다. 지역 관광업계는 공연을 통해 상당한 소비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현장. 사진ㅣ지승훈 기자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공연 특수는 숙박업계의 과도한 가격 인상 논란과 맞물리며 빛이 바랬다.

공연 일정이 공개된 이후 부산 시내 일부 호텔과 숙박업소는 평소 대비 수배에서 많게는 10배 가까이 숙박 요금을 올려 받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호텔, 모텔 가릴 것 없이 일부 숙소는 주말 기준 10만원 안팎이던 객실을 수십만원대로 판매했고 성수기 특수를 이유로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이 때문에 공연 관람을 위해 부산을 찾은 팬들 사이에서는 숙소를 구하지 못해 인근 도시로 이동하거나 당일치기로 귀가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일부 해외 팬들은 부산 대신 울산이나 창원, 심지어 대구 지역 숙소를 예약한 뒤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 및 관계 기관은 과도한 가격 인상과 예약 취소 사례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숙박업계에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숙박업소의 가격 책정 자체를 강제적으로 제한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렇듯 지역 상권에는 분명한 활력이 더해졌지만 관광객들의 불편과 부정적 경험이 함께 남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대형 아티스트의 공연 유치가 단순히 관람객 수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숙박과 교통, 관광 인프라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형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한 기획사의 관계자는 “아티스트들과 직접 소통하며 공연을 진행한다. 거기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팬들 관리’다. 매년 K팝 공연을 찾는 관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대비하기 어려운 현실에 가수들도 안타까워 한다”면서 “K팝이 앞으로도 오랜 기간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국가, 민간 차원에서 모두 힘써주고 신경 써줘야 한다. 이기적인 마음이 아닌 함께 상생하자는 마음”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내뱉었다.

방탄소년단. 사진ㅣ빅히트뮤직
이번 공연은 방탄소년단과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그중에서도 부산 출신 멤버 정국, 지민은 “반갑습니데이” 사투리는 물론 자신들의 은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뜻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실제로 거리 곳곳엔 ‘부산의 아들’, ‘부산의 자랑’이라는 팻말이 걸릴 정도로 부산은 이들의 복귀를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이들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글로벌 팬들에 대한 대우는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장 안에서는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감동이 울려 퍼졌지만, 공연장을 나선 팬들의 입에서는 피로와 한숨이 새어 나왔다. 공연장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숙소로 향하는 전철 안. 기자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 모녀의 지친 표정에 괜스레 눈치가 보일 정도였다.

숙박 바가지 요금 문제는 지난 2022년 방탄소년단의 부산 방문 당시에도 떠올랐던 화두다. 약 4년이 흐른 현재, 변한 것도, 변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해외 팬들의 발걸음이 그치기 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총 34개 도시에서 86회에 걸친 대규모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멤버들은 휴식을 취한 뒤 월드투어 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해 6월 26~27일 현지 팬들을 만난다.

[부산=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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