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야외 러닝은 못 참지” 당장 멈춰야 할 신호[일터 일침]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6.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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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우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때이른 폭염에 열경련 등 온열질환 위험 높아져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운동 시 열경련 발생 주의
한약 처방으로 손상 근육 회복·근위축 예방 돕기도
사과락, 동물실험 통해 근육 성장 촉진 효과 입증
클립아트코리아

올여름도 예년보다 이른 폭염이 찾아오면서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5월에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는 때이른 폭염 속에 진행된 탓에 적지 않은 선수들이 열경련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계 정상급 테니스 스타인 야니크 시너는 경기 중 경련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예상보다 빨리 탈락했고, 체코의 야쿠브 멘시크는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경련 증세로 코트에 쓰러져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을 정도다.

이처럼 폭염은 일반인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체력을 가진 운동선수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 열경련은 체온 조절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몸의 경고 신호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열경련을 단순히 ‘쥐가 난 것’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운동을 하면 땀과 함께 나트륨, 칼륨 등 전해질도 배출된다. 이때 근육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 기능이 방해를 받다보니 갑작스럽고 강한 근육 수축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열경련이라고 부르며 주로 종아리와 허벅지, 복부, 팔 근육 등에서 나타난다.

여름철에는 자신의 체력을 과신한 나머지 경련이 발생한 뒤에도 운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어지럼증과 집중력 저하,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되는 열사병으로까지 진행되기 한다. 갑자기 땀이 줄어들거나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증상, 혹은 다리에 반복적으로 쥐가 나는 현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다.

열경련은 단순히 순간적인 통증에 그치지 않는다. 경련이 반복되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근육과 인대, 관절 주변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하체 경련이 반복되면 근육 섬유에 미세 손상이 누적돼 장기적으로 근육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손상된 근육의 회복을 돕고 근위축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한약재를 활용한 한약을 처방한다. 박과의 수세미오이 열매에서 씨앗과 껍질을 제거한 다음 말리는 사과락(絲瓜絡)이 대표적이다. 주로 발열·출혈·염증 등을 완화하는 데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사과락에 함유된 페놀산·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국제학술지 ‘근육 연구 및 세포 운동성 저널(Journal of Muscle Research and Cell Motilit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과락은 근세포의 생존율을 높여 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근세포 사멸을 보호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실험 쥐로부터 분리한 근육조직에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고용량 처리해 근위축을 유도한 다음 사과락 추출물을 100, 200, 400μg/mL 농도로 나눠 처리했다. 그 결과 근섬유를 형성하는 세포인 ‘근관세포(Myotube)’의 크기와 수가 사과락의 농도에 비례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전문적인 치료 못지 않게 운동 환경을 고려해 온열질환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온이 높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가급적 야외 운동을 피하도록 하자. 운동 전후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경련은 몸이 보내는 명확한 위험 신호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폭염 속 운동은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며 무리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동우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일산자생한방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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