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17.5조 역대 최대…‘바닥’ 드러낸 고용보험, 적자 6천억 육박

양호연 2026. 6. 1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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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고용보험 기금 지출액 전년대비 12.3% 증가
실업급여 계정 실질 적립금 6조 적자
실업급여 [연합뉴스]


고용보험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고용보험 지출액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서며, 적자가 6000억원에 육박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인 17조원을 넘어섰다.

14일 고용노동부의 ‘2025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의 사업비 지출액은 20조9405억원으로 전년(18조6456억원) 대비 12.3%(2조2949억원) 늘었다.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액이 20조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 2021년(21조577억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는 코로나 19로 인한 고용위기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다.

실업급여와 직업능력개발사업 등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설치된 고용보험 기금은 보험료·징수금·적립금·기금운용수익 등으로 조성된다.

지난해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이 급증한 이유는 크게 늘어난 실업급여 때문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제조·건설업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역대 최대인 17조48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실업급여 연말 적립금은 1조7275억원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금)에서 빌린 돈(예수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이 5조9933억원 적자다. 사실상 빚으로 적립금을 채워 넣은 것이다.

실업급여는 대량 실업 발생 등 고용 상태 불안에 대비해 고용보험법에 따라 연 지출액의 1.5∼2배를 여유자금으로 쌓아둬야 하지만 지난해 적립 배율은 기준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0.1배에 불과했다.

지난해 고용보험 기금은 지출액이 수입액을 웃돌면서 59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고용보험 기금 적립금도 바닥을 보인다. 지난해 연말 기금 적립금이 7조8003억원이지만, 정부가 공자금에서 빌려온 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796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감사원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고용위기 발생 시 대응 여력이 낮아 기금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기금의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고용 한파로 인해 고용보험 재정건전성 우려는 한층 커졌다. 취업자 수 감소로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 반면 실업급여 지출은 늘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천912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만명 감소했다. 17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감소 전환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기금 재정건전성 확보 등에 착수했으나 아직 뽀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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