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신약대전] '1000억 우루사' 넘은 ETC…대웅제약, '나보타·펙수클루' 힘준다
수출 84% 나보타, 첫 2000억…美 미용톡신 점유율 14% 확보
中 허가 펙수클루 100개국 시동…엔블로까지 '1품 1조' 가속

[더구루=김현수 기자] 대웅제약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간장약으로 자리매김해 온 ‘우루사’가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국산 신약 ‘펙수클루’가 회사의 새로운 핵심 성장 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의 내수 중심 제약사였던 대웅제약이 고부가가치 전문의약품(ETC)과 바이오 의약품을 앞세워 ‘수출 주도형’ 글로벌 제약사로 체질 개선에 완전히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웅제약의 3대 간판 품목인 우루사, 나보타, 펙수클루의 합산 매출은 427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대웅제약 별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31%에 달하는 수치로, 전통의 효자 품목과 신약들이 균형 잡힌 삼각편대를 이루며 회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1961년 출시 이후 대웅제약의 정체성을 형성해 온 우루사는 지난해 매출 1004억원을 기록하며 출시 65년 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 원 고지'를 밟았다. 여기에는 대웅제약의 철저한 '용량별 적응증 세분화 전략'이 주효했다.
대웅제약은 만성 간질환 개선을 위한 100mg, 콜레스테롤 담석증 치료를 위한 200mg에 이어, 세계 최초로 '위 절제 후 담석 예방' 적응증을 획득한 300mg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를 통해 일반의약품(OTC) 이미지가 강했던 우루사를 병·의원 처방 중심의 ETC 시장에 안착시키며 롱런의 기반을 다졌다.

우루사가 든든하게 효자 역할을 하는 사이, 바이오 의약품인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우루사 매출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으며 회사 내 최대 품목으로 우뚝 섰다. 나보타는 지난해 매출 2289억원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2000억 원 장벽을 돌파했다. 나보타의 가장 큰 특징은 매출의 84%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수출 효자 상품'이라는 점이다.
특히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를 통해 '주보(Jeuveau)'라는 이름으로 현지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 14%를 확보하며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대웅제약은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남미와 중동·북아프리카(MENA)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미 중동 20개국 중 10개국에 진출을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글로벌 R&D와 영토 확장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존 간판 상품인 우루사는 축적된 임상 및 논문 근거를 기반으로 감염병 예방과 다이어트 관련 담석 예방 측면의 인지도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최대 매출원으로 급부상한 나보타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신규시장 개척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50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국산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성장세도 매섭다. 펙수클루는 출시 2년 만인 지난 2024년 매출 1020억원을 기록, 우루사 매출을 추월하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역시 약가 인하와 경쟁 심화라는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매출 982억 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펙수클루의 무기는 강력한 글로벌 확장성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인도, 멕시코, 칠레 등 6개국에서 발매됐으며, 전 세계 총 30여 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세계 최대 항궤양제 시장인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승인받아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현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식약처로부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병용요법' 적응증까지 추가로 획득해 처방 영역을 한층 넓혔다. 대웅제약은 내년까지 펙수클루의 진출 국가를 10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이 그리는 미래 전략은 '1품 1조(一品 一兆)' 비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적극 육성해 각각의 단일 제품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나보타와 펙수클루의 뒤를 이을 후속 주자도 순항 중이다. 국산 36호 당뇨병 신약인 SGLT-2 억제제 계열 '엔블로'는 2023년 출시 후 이듬해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속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블로는 최근 인도네시아 품목허가를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중남미 10개국 및 독립국가연합(CIS) 6개국과도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AI 기반 R&D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1품 1조' 비전 실현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등 3대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고도화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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