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발길질도 감수" 요양보호사들…노인 돌봄 뒤 숨은 눈물

오민지 기자 2026. 6.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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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예방의날]
사회복지사가 한 어르신과 함께 노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오민지 기자

[충청투데이 오민지 기자] 10일 찾은 대전의 한 요양원.

어르신들이 머물고 있는 층에 들어서자, 경쾌한 노래소리가 흘러나왔다.

사회복지사는 인지 기능이 저하된 어르신들을 위주로 눈높이에 맞춰 노래를 함께 부르며 박수를 쳤고, 한 어르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다음에는 다른 프로그램도 준비해보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프로그램이 끝나자 한 어르신은 "식사도 잘 나오고 요양보호사들도 친절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평온해 보이는 풍경 뒤편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어르신은 아침부터 침대 옆 서랍장을 걷어차는 등 위험한 행위를 일삼고 있어, 요양보호사들이 이를 정리하며 어르신을 달래고 있었다.

또 다른 직원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넘어짐 사고를 대비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곁을 상시 지키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요양보호사 김진기(67) 씨는 돌봄의 어려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어제도 기저귀를 갈아드리다가 갑자기 얼굴을 맞았다"며 "폭언이나 폭행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어느정도는 감수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겪으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어르신들이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종사자들은 노인 인권 보호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장 종사자들의 인권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요양보호사 이명옥(62) 씨는 "어르신 인권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종사자들도 사람"이라며 "발로 차이거나 꼬집히고 욕설을 듣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상처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업무 강도에 비해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이다.

요양보호사 대부분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데, 일정기준 이상의 돌봄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급여 지급에도 제약이 생긴다.

요양원 관계자는 "이달의 경우 168시간을 채워야만 근무에 대한 급여가 나온다"며 "1~2시간만 적어도 전체 급여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개인사정으로 인해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의 요구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노인학대 민원과 신고가 이어지고, 반대로 인력이 부족하면 남아있는 종사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직원인권권익보호' 제도가 생겨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으나, 요양시설의 경우 대부분 치매 노인이 많기 때문에 시정조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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