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멕시코 대사가 전한 1차전 현장 "황인범 골 넣자, 그들이 다가왔다"

신진 기자 2026. 6. 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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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 인터뷰
"홈 경기 분위기...멕시코 정부 관계자들도 한마음"
"멕시코 관중, 축구에 진심...안전 문제 유의해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 체코전을 현지에서 직관한 이주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를 JTBC가 전화 인터뷰했습니다. 과달라하라라 시장 등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과 경기를 지켜본 이 대사는 "마치 홈 경기 같은 분위기였다"라고 전했습니다. 황인범 선수의 동점골, 오현규 선수의 역전 골이 터질 때마다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이 '하이파이브'를 권하며 얼싸안았다고 했습니다.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칭하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한 멕시코, 하지만 양 팀은 오는 19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습니다. 지난 4월 부임한 이 대사는 "멕시코 관중들은 그 누구보다 축구에 진심이라 안전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현지 대사관과 서울의 외교부 본부는 임시영사사무실 개설, 신속대응팀 파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지난 12일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오현규 선수가 역전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Q 지난 12일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멕시코 과달라하라 경기장 분위기는 어땠나?
A 경기장에 관중이 4만 5천 명 정도 들어왔는데 한국인들이 1만 명 넘게 오신 것 같았다. 멕시코 관중들도 대부분 한국을 응원했다. 홈 경기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Q 멕시코 관중이 유독 한국을 응원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A 2018년 러시아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멕시코와 한 조였던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이기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독일의 탈락으로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하는 수혜를 입었다. 당시 멕시코가 들끓었다. 응원단이 한국 대사관 앞에 모여들어 노래를 부르며 대사관 직원들을 헹가래 쳤다. coreano, hermano, ya eres mexicano, 그러니까 "한국은 우리의 형제고,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이란 노랫말이었다.

Q 8년 전 은혜를 잊지 않았다는 것인데, 다른 요인도 있다면?
A 멕시코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워낙 크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뒤 첫 정상 일정이었던 G7 정상회의에서 멕시코 쉐인바움 대통령을 만나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고, 미주 지역에서 가장 BTS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이곳에서 공연이 세 차례 있었다. 멕시코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추가 공연을 요청할 정도였다. 콘서트 전날 멕시코 대통령이 BTS를 대통령궁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소식을 들은 멕시코 시민들이 몇 시간 전부터 대통령궁 앞 광장에 모여들더라. 이런 분위기가 이번 응원전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12일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멕시코 어린이 팬이 '손흥민 선수님의 유니폼을 부탁드린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Q 함께 경기를 지켜본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은 누구였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A 과달라하라가 소재한 할리스코주 주지사, 과달라하라 시장, 경기장의 행정구역인 사포판 시장 등이 함께했다. 부임 뒤 이들에게 "2018년에는 'Coreano, hermano, ya eres mexicano'라고 노래했으니, 2026년 월드컵 때는 말을 바꿔 'Mexicano, hermano, ya eres coreano', 멕시코는 우리의 형제이고 당신들은 이미 한국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자"라고 제안한 바 있다. 멕시코는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월드컵처럼 큰 행사를 하면 연방정부는 물론 주, 시 단위의 정부들도 관여한다. 이들을 만나 월드컵 관련 협조를 요청할 때마다 매우 호의적으로 대부분의 요청을 수용해주었다. 대사로서 활동하기 좋은 상황이다. 뿌듯했다. 1차전 경기 당시에도 "우리도 한국을 응원한다"라며, 한국 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얼싸안고 하이파이브를 하더라.

Q 한국과 멕시코는 조별리그 맞수이기도 하다. 개최국으로 홈경기를 치르는 멕시코가 오는 19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순순히 양보할 리 없다.
A 멕시코 분들이 축구에 되게 진심이다. 흥분하실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는 조금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 국민들끼리 계실 때는 괜찮은데, 현지인들 많이 있는 곳에서는 그런 점을 감안해 주셨으면 한다. 위험 지역을 피하고, 현지 치안 당국에도 잘 협조한다면 월드컵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외교 당국에서도 안전 문제에 특히 유의하고 있다고 들었다.
A 대표팀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돕고,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응원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는 비행기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을 때 바로 대응이 안 될 수 있어, 각 지역에 임시 영사사무소를 개설했다. 외교부 본부에서도 신속대응팀을 파견했다. 1진이 와 있고, 다음 주에 2진이 온다. 몬테레이 경기 때는 3진이 온다.

외교부는 과달라하라 명예영사사무실, 몬테레이 한인교회에 각각 임시영사사무소를 설치했습니다. 연락처는 +52-55-6474-3837입니다.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에서 영사안전콜센터(+82-2-3210-0404)를 검색하면 24시간 상담도 가능합니다.

영상편집 : 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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