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줄어든 국립현대무용단…'스타 안무가' 차진엽에 거는 기대
‘몽유도원무’ 매진 속 관객 개발 과제 안아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이 문화, 이 땅에 살고 있는 ‘몸의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잘 추적해 나갔을 때 ‘컨템퍼러리네스(contemporariness·동시대성)’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78년생인 차진엽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컨템퍼러리댄스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며 춤을 익혔다. 일찌감치 2012년 공연예술단체 콜렉티브에이를 창단해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왔다.

앞으로 3년간 차진엽이 이끌어 갈 국립현대무용단은 끌어안은 문제가 적지 않다. 2010년 창단한 국내 유일의 국립 현대무용 단체이지만 상시 단원없이 작품마다 안무가를 초청하고 프로젝트 무용수를 선발해 공연을 올리는 구조다. 정체성과 레퍼토리 축적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물론 관객 숫자만으로 예술 단체의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현대무용은 본질적으로 대중 흥행을 목표로 삼는 장르가 아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과 비교해 국립현대무용단 관객은 오히려 줄어든 상태다. 예술의전당 공연 기준 연평균 관객은 2013~2015년 6100여 명에서 2023~2025년 3300여 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공연 횟수가 23회에서 16회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공연 1회당 평균 관객도 267명에서 207명으로 22% 감소했다. 창작과 실험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정체성일 수 있지만 더 많은 관객에게 그 결과를 선보이는 데 한계를 노출한 결과다.
그래서 스타 안무가 차진엽에 대한 기대가 크다. 12일부터 사흘간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 ‘몽유도원무’ 역시 객석 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했던 이전 두 차례 공연에 이어 이번에는 매진을 기록했다.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모티브로 혼란과 고단함이 가득한 현실을 지나 이상향에 이르는 인간의 여정을 오늘의 움직임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 시간에 걸쳐 오롯이 몸의 이야기를 직조해내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봇짐을 진 무용수들이 한 다리를 끄는 동작으로 삶의 고단함을 정말로 고단하게 보여주는 1막을 지나, 도원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그 경지에서 분출되는 기쁨과 평온이 2막에서 굽이굽이 펼쳐진다. 차진엽은 “단순히 22년, 24년에 했던 작품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2026년 지금 우리의 모습, 몸과 마음의 상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계속 다시 관찰하려고 했다”고 이번 무대를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앞으로 펼칠 무대에 대해 차진엽은 ‘직관’으로 설명했다. 그는 “창작이라는 게, 영감이라는 게 어떤 논리가 밑바탕에 깔려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멍’ 때리다가 불현듯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며 “저는 굉장히 직관적인 사람이고 그것을 믿고 ‘이게 왜 나한테 왔지’ 하면서 그 이유를 계속 찾아나간다”고 말했다.
“(춤은)그냥 몸의 이야기입니다. 국립현대무용단에 가서 작업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무용수 개개인의 몸이 가진 특성과 이야기를 뽑아내고 풀어내고 융화시키려고 할 겁니다. 모두가 차진엽처럼 추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함께 공존하고 관계 맺으면서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저한테는 흥미롭고 도전이기도 합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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