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넘어도 멈추지 않은 함성”…BTS 마지막 밤, 부산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이승륜 기자 2026. 6. 1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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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기다리며 응원봉 흔든 팬들…해외 아미들도 부산 곳곳 누벼
BTS 오레오 사려 편의점 줄서고 팬카페 북적
아시아드주경기장·도시철도역·카페·마트까지 ‘아미 성지’ 변신
상인들 “반짝 특수 넘어 K-팝 거리 되길”
BTS 부산 공연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 대형마트 굿즈 팝업 매장 앞에서 팬들이 자리를 펴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BTS 부산 공연 전날인 지난 11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앞 거리를 해외 팬들이 걷고 있다.
BTS 부산 공연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 편의점 앞에서 팬들이 BTS 한정판 과자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부산=글ㆍ사진 이승륜 기자

“뷔!”, “정국!”, “지민!”

13일 오후 7시를 훌쩍 넘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해가 지기 시작한 경기장 안에는 수만 개의 보랏빛 응원봉이 일제히 흔들렸다. 공연 시작을 기다리던 팬들은 대형 전광판에 영상이 나올 때마다 함성을 터뜨렸고,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공연이 예정 시각인 오후 7시를 조금 넘겨 시작됐지만 기다림조차 축제의 일부인 듯했다. 전날 첫 공연도 예정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팬들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부산’ 마지막 공연이 열린 이날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일대는 공연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거대한 ‘보랏빛 도시’로 변했다. 경기장과 연결된 도시철도 역사부터 카페, 식당, 대형마트, 아파트 단지까지 BTS를 맞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도시철도 역사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이미 공연장 못지않았다. 통로 양옆은 BTS 멤버 대형 사진과 응원 문구로 채워졌고 팬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사진을 찍었다. 멤버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팬들과 응원봉을 든 외국인 관광객들이 역사 곳곳을 오가며 공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 주변도 하루 종일 북적였다. 팬들은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앉아 공연 시간을 기다렸고, 일부는 경기장 주변을 돌며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굿즈를 교환했다. 공연장 인근 광장과 도로, 마트 앞 벤치에는 캐리어를 끌고 온 국내외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아미 아이라(20)는 “BTS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며 “공연뿐 아니라 BTS 관련 장소와 팬 이벤트 공간도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 인근 카페들은 사실상 팬들의 ‘아지트’가 됐다. 이 일대 카페 3곳은 BTS 팬클럽이 통째로 대관해 운영했고 팬들은 전날부터 액자와 응원물로 공간을 꾸미며 포토카드와 굿즈 증정 행사를 준비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아미 회원은 “커피를 구매하는 팬들에게 포토카드를 나눠주고 사진 전시도 진행한다”며 “부산 곳곳에서 10여 개 안팎의 팬 이벤트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페 업주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업주는 “팬 계정 운영자들의 SNS 팔로워가 1만 명 안팎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공연 기간 수천 명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권 곳곳에서도 BTS 효과가 감지됐다. 일부 맛집과 식당에는 외국인 팬들이 눈에 띄었고 편의점에서는 BTS 한정판 오레오 과자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GS25 등 일부 편의점에는 ‘ARMY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공연장 인근 식당들도 분주했다. 한 김밥집 상인은 “관람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재료를 평소보다 넉넉히 준비했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폐점 논란을 겪었던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역시 BTS 굿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팬들의 발길을 끌었다. 입점 식당 업주는 “며칠 전부터 동서양 외국인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 방문객 입맛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공연장과 조금 떨어진 사직야구장 주변 상권은 기대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일부 식당에는 외국인 팬들이 눈에 띄었지만 전반적으로는 평소 주말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한 식당 관계자는 “손님이 조금 늘긴 했지만 기대했던 수준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공연 열기에 맞춰 인근 아파트 단지들도 보랏빛 물결에 동참했다. 일부 단지는 BTS 상징색인 보라색 경관조명을 켜며 공연 분위기를 함께 만들었다. 한 아파트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단지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전사고는 없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첫날인 지난 12일 오후 11시 기준 공연 관련 112 신고는 총 35건 접수됐다. 인파 혼잡 6건, 교통 불편 9건, 상담·소음·암표 의심 등 기타 신고 20건이었지만 공연 종료에 따른 특별한 안전사고나 대규모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13일 역시 오후까지 특이 신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드 일대 상인들은 이번 공연이 단순한 이틀짜리 특수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 BTS 무료공연과 싸이 공연, 전국체전 개·폐막식 때도 일시적으로 손님이 몰렸지만 행사 종료와 함께 상권이 다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대형 행사 때만 반짝 활기를 띠는 구조”라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K-팝 공연과 문화행사가 꾸준히 열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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