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말 맞은 잠실 시위…중장년층 중심으로 “부정 선거” 구호 통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9일째 이어지고 있는 6·3 지방선거 개표소 봉쇄 시위 규모가 13일 주말을 맞아 다시 커졌다. 정치적 구호와 선을 긋는 20·30대 참가자가 상당수였던 지난 주말과 달리, 이날은 중장년층 참가자가 크게 늘며 ‘부정 선거’ 등 극단적 구호가 전면에 등장했다.
개표소가 있는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에는 이날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8200여명이 모였다. 수만명이 운집했던 지난 주말보다는 줄었지만 주중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저녁 시간대를 지나며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참가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시위가 9일째에 접어들며 ‘부정선거’ 등 구호를 경계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부정선거 구호와 성조기 사용을 제한하던 지난 주말 분위기와 달리 이날 현장의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 투표 수개표’로 사실상 통일됐다.
이날 오후 3시쯤 150여명 규모의 시위대가 “한미공조 국제수사” 구호를 외치며 핸드볼경기장 일대를 행진하기도 했다. 이를 말리거나 제지하는 참가자들은 없었다. 행진을 지켜보던 한 남성은 “같은 구호만 외치면 질리니 구호를 바꿔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 절반가량은 중장년층으로 보였다. 주중보다 청년층 참여도 다소 늘어난 모습이었다. 9일째 시위에 참여 중인 곽모씨(29)는 “성조기가 들어오며 (시위가) 정치적으로 변질했다는 2030세대의 주장은 선동”이라며 “실제로는 다들 변함없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처음 참여했다는 홍성현씨(32)는 “정치적 구호가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취지를 망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유모차를 끌거나 아기 띠를 매고 온 부부들은 현장에서 부정선거 구호를 외쳤다. 킥보드나 세발자전거를 탄 어린이들도 많았다. ‘올공유치원 어린이 체험존’이라는 곳에서는 어린이들 얼굴에 태극기를 그려주거나 태극기 바람개비를 만들어 줬다.
자녀와 시위에 참여한 서지유씨(39)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시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이에게 반장선거를 예시로 들며 ‘투표권을 얻지 못한 건 공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임주영 기자 z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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