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찬 계단 오르기, 단순 노화 아닐 수도… 고령층 노리는 '대동맥판막협착증'

변태섭 2026. 6. 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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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노화로 인한 판막 석회화가 원인
숨 가쁨·흉통 방치 시 심부전 악화 위험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가볍게 오르던 계단이 버겁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른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닌 심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만3,787명이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는 고령 인구 증가와 맞물려 2024년 4만7,676명으로 크게 늘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서 여닫이문 역할을 하는 판막이 굳고 좁아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판막에 칼슘이 쌓여 굳어지는 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판막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면 심장은 전신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강하게 수축해야 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서 심장 근육에 무리가 가고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할 수 있으나 병이 진행될수록 운동 시 호흡 곤란과 흉통, 어지럼증, 실신 등이 동반되고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최익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령 환자들은 숨 가쁨이나 피로감을 단순 체력 저하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전과 달리 계단 오르기가 힘들고 가슴 답답함이 지속된다면 심장 질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심장 청진에서 심잡음을 확인한 뒤 심장초음파 검사로 확진한다. 심잡음은 혈액이 심장의 판막이나 주변 혈관을 통과할 때, 정상적인 '쿵쾅' 하는 심장 소리 외에 섞여서 들리는 비정상적인 소리를 말한다.

협착이 심각하거나 증상이 동반되면 인공판막 치환술을 시행해야 한다. 과거에는 개흉 수술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허벅지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TAVI는 전신마취 부담이 없고 절개 범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합병증 위험도 낮아 고령 환자의 주요 치료 대안으로 꼽힌다.

대동맥판막협착증 예방을 위해선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고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최 교수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부전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적기에 시술받으면 예후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며 "고령이라고 치료를 포기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본인 상태에 맞는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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