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 의회, 한국을 '대중 정보동맹'에 편입 추진

이유 에디터 2026. 6.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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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넘어 '한미일 정보동맹' 첫 입법 추진
파이브 아이즈, 미국의 최상위 정보 협력체
한국은 미·일 주도 정보망의 하위 구조로 편입?
일본은 '정보 축'…한국과 필리핀은 '바큇살'
정보교류 넘어 대중 작전·워게임에 정보통합
'북한' 완전히 배제된 '정보수권법안' 제619조
한국 정보 역량, 대중 견제로 재편 의구심 커져

미국 의회가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정보 역량을 기존의 대북 방어보단 대중국 정보동맹 체계에 편입시키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톰 코튼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공화당·아칸소)이 지난 5월 20일 제시한 192쪽짜리 '정보수권법'(ITAA) 초안 가운데 '인도·태평양 지역 내 정보 협력 강화'를 다룬 제619조를 보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상정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정보망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한편, 단순한 정보 협력을 넘어 연합·합동 작전, 워게임 등 군사 활동에 정보를 통합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존 랫클리프(왼쪽부터)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는 '장대한 분노'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2026. 2. 28 팜비치 AP 연합뉴스

파이브 아이즈, 미국의 최상위 정보 협력체
한국, 미·일 주도 정보망의 하위 구조 편입?

정보수권법안은 매년 미국의 국가정보국(DNI),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국방정보국(DIA) 등 정보기관들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법안이다. 이런 내용이 연방 상원에서 확정돼도 하원과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서 수정될 수 있다. ITAA는 국방수권법(NDAA) 초안처럼 '의무 통과' 법안이다.

ITAA 제619조를 보면, 미 의회가 계획하는 인도·태평양 정보망의 체계를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일반 지침으로 "국가정보국장은 본인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정보공동체(IC) 내 구성 기관장들 및 '파이브 아이즈 정보 공유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다음 사항을 공고히 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파이브 아이즈'를 이루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여전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보 구상의 최상위 핵심 협력체임을 보여준다.

법안은 공고히 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대상으로 ▲ 미국과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필리핀, 대한민국, 태국(영어 알파벳순) 간 '동맹'의 정보적 기반 ▲ 미국과 인도, 베트남 등 '기타 지역 파트너들' 간의 정보 협력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존 튠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남다코타주, 가운데)가19일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공화당 정책 오찬 기자회견 중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아칸소주, 왼쪽), 셸리 무어 캐피토 상원의원(공화당·웨스트버지니아주, 오른쪽)과 함께하고 있다. 2026. 05. 19 [AP=연합뉴스]

제619조, 미 인도·태평양 '정보 협력' 다뤄
대중 연합작전·훈련·워게임에 정보통합 명시

이들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분야의 '우선순위'도 명시했다. 제619조는 먼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략적, 작전적 돌발 사태의 속도와 복잡성에 대처하는 노력"을 강조한 뒤 "핵심 해상 관문들을 통해 항행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공급망 안보를 위협하려는 적대적 시도가 포함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인도·태평양 돌발 사태, 해상 관문, 항행의 자유, 공급망 안보 등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에서의 중국 관련 분쟁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표현들이다. '적대적 시도'의 주체는 직접 지칭하진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것임은 물론이다.

중국의 적대적 시도에 대비해 ITAA는 이들 동맹국, 파트너들 간에 ▲ 군사적 징후와 경보를 포함해 잠재적 돌발 사태 전반에 대한 상황 인식 공유 노력 ▲ 의사결정 상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해양, 공중, 우주 영역에 대한 인식 능력제고 노력 ▲ 림팩(환태평양훈련) 등 역내 돌발 사태를 겨냥한 합동·연합 작전의 계획 수립 활동, 훈련, 워게임에 정보 협력 통합 가속화와 이를 통한 공동의 방위 계획 수립과 대응 지원 노력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런 내용들을 보면, 이 법안은 단순히 주요국 정보기관 간 정보 교환을 강화하자는 수준이 아니라, 정보 역량을 군사적 작전계획과 훈련에 결합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단순한 정보 교류라기보단 전쟁 대비 체계에 정보를 통합하겠다는 얘기다.
1박 2일 국빈 방문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6.10 연합뉴스

'북한' 없는 미국 '정보수권법안' 제619조
미, 한국 정보 역량을 대중 견제로 재편?

반면에, 북한(조선)은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존에 북한 대응에 초점을 맞췄던 한국의 정보 역량을 이제 '한반도'를 넘어 중국을 견제, 저지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군사전략 수행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미 의회가 재편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내용이 실제로 최종적으로 정보수권법에 담긴다면 그 무게는 남다르다. 미 행정부의 특정 정책은 대통령이 바뀌면 바뀔 수 있지만, 미 의회가 법률로 정한 국가전략은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ITAA엔 파이브 아이즈와 동맹국, 파트너들 간 체계와 위상도 드러나 있다. 파이브 아이즈가 정보의 주도권을 지닌 '주체'이고 그 주위를 일본, 뉴질랜드, 필리핀, 한국, 태국 간 '동맹'이 감싸고 뒤이어 인도, 베트남 같은 파트너들이 다시 둘러싸는 구조다. 미 의회는 인도와 베트남의 정보 역량을 대중 견제를 위해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파트너"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이 제시한 2027 정보수권법안(ITAA)의 제619의 F항에는 일본을 중심축으로 삼고 한국과 필리핀을 '바큇살'로 삼는 구상이 명시돼 있다. 2026. 05. 20 [미 정보수권법안 갈무리] 시민언론 민들레

또한 제619조는 대만을 별도의 항목으로 다루면서 "미국의 법률 및 정책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대만과의 정보 협력을 장려하는 노력"을 강조했다. 대만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이나 대만관계법 등 미국의 대외 정책 지침안에서만 정보 공유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대상이란 인상을 주고 있다.

끝으로 제619조는 "미국·일본·한국 3자 메커니즘과 미국·일본·필리핀 3자 메커니즘 같은 미국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 간의 다자적 정보 공유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미 의회가 인도·태평양 정보망의 허브(축) 역할을 일본에 맡기고 한국과 필리핀을 스포크(바퀴살)로 삼겠다는 구상을 법제화하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지소미아 넘어선 한미일 정보 동맹화 추진
미 의회 '법제화'…정권 교체돼도 못 바꿔

종합해 보면, 미 의회가 일본·호주·필리핀과 함께 한국을 인도·태평양에서 구축하려는 '최상위 핵심 동맹국'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지만, 파이브 아이즈에 포함할 정도론 보지 않는다. 또한 대중 견제를 위한 미·일 주도의 다자 정보망의 하위 구조에 한국을 편입시킴으로써 '일본 중시'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미·일·한 3자 메커니즘을 제619조에 명문화한 건 미 의회가 중국을 견제하는 사실상의 '한미일 정보동맹'을 법률로 제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걸로도 볼 수 있다. 이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체결됐다가 문재인 정부 때 효력이 중지됐다가 복원된 한일 양국 간의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가 기본적으로 핵과 미사일, 군 동향 등 북한 관련 정보 교환에 집중한 것과는 달리, 미·일·한 3자 메커니즘은 정보 공유는 물론, 군사적 돌발 사태에 대한 상황 인식 공유, 연합 군사훈련과 워게임 등 실전 계획에 정보 역량 통합 등의 공동 작업을 미·일·한의 다자 틀 안에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대북 대응 위주의 한국의 정보 역량 자체를 미국의 대중 지역 전략 수행 체계로 전환하려는 첫 공식 입법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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