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뿌리’, 흔들리는 ‘경쟁력’…제주 학생체육에 드리운 그림자
체육중·고 없는 제주 ‘체육특성화교’ 필요 주장 나와

제주 스포츠산업과 지역 체육 발전의 출발점인 '학생체육'이 흔들리고 있다.
체육중·고등학교가 없는 데다 초등학교 단계 운동부 기반이 취약해 선수 육성·발굴에 어려움이 따르고 개인보다 학교 선수를 위주 지원이 이뤄지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입법지원담당관실은 학교 및 개인 운동선수를 중심으로 한 '제주 학생체육 육성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 제언' 정책이슈 분석자료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학교-개인 선수 통합 관리·지원체계 구축 및 조례 개정 ▲종목별 초중고교 연계 및 초등부 중심 기반 강화 ▲체육전담교사 확대배치 및 학교체육지원 전담체계 구축 ▲제주형 체육중점학교 및 공공형 체육특성화학교 단계적 도입 ▲도청-교육청-체육회 차원의 학생체육 공동 육성 전력 수립 등 정책제언을 내놨다.
도의회 입법지원담당관실은 "미래 지역 체육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지역 스포츠 생태계를 유지하는 핵심"이라며 "학교-생활-전문체육, 스포츠산업으로 이어지는 인적 기반이 되며, 장기적으로 지역 스포츠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단순히 학교운동부 운영 문제가 아니라 학생선수의 스포츠 접근권, 지역 인재 육성, 스포츠 산업 경쟁력, 인구 유출 방지와 연결되는 지역 발전 과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선수 육성 선순환 구조 약화 "육성 체계 흔들린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2703명 줄어든 7만8664명을 기록했다. 이는 학생 선수를 모집하기 어렵고 종목별 선수층도 축소되는 결과를 부른다. 결국 초-중-고로 이어지는 선수 육성 선환환 구조가 약화되는 것이다.
제주에서 운영 중인 학교운동부 종목은 총 26개다. 이는 전국체육대회 50개 종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일부 종목은 초등 또는 고등 단계에서만 운영된다.


# 학교 부담은 늘어가는데…선수 발굴, 종목 확대 '한계'
제주지역 학교운동부 육성지원 예산은 올해 23억 9000만원으로 2022년 대비 2억6000만원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학교운동선수는 170여명 늘었고 1인당 지원금은 줄었다.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학교운동부는 초등학교 24곳(21.1%), 중학교 24곳(53.3%), 고등학교 17곳(56.7%)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운영 종목이 다양해지지만, 문제는 초등학교 단계 운동부 운영 비율이 낮아 학생선수 발굴과 종목 확대에 한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담당관실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종목 유지와 선수 육성체계의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정책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학교 선수와 개인 운동선수의 입상 건수가 비슷하다며 통합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 학교 운동부 중심 벗어난 학생체육 "통합 지원 필요"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제주선수단은 32개 종목, 학교 및 개인 선수 509명이 참가해 역대 최다인 60개 메달을 획득했다. 전체 입상 건수 중 학교운동부는 27건(50.9%), 개인학생운동선수는 26건(49.1%)를 차지했다.
선수를 따져봐도 비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올해 개인 학생 운동선수는 전체 2174명 가운데 910명(41.9%)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학교 선수는 다양한 공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개인 선수는 훈련, 장비, 대회 참가, 교통, 숙박 등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더불어 개인 선수는 학사관리나 진로 및 진학 상담 등 학생 본연의 역할에 있어서도 체계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 전국소년체전 40개 종목 중 제주에서 육성 중인 종목은 21개, 이 가운데 초중고 연계가 이뤄지는 종목은 11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학생 선수들은 학교 밖 클럽이나 사설 훈련기관을 통해 경기럭을 유지하는 등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선수 1인당 지원액 역시 학교 운동부는 약 120만원, 개인은 10~20만원으로 큰 수준 차이를 보인다.
학생 선수 약 40% 이상이 개인임에도 형평성 있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담당관실은 "이 같은 구조는 학생체육 정책이 학교 중심에서 벗어나 개인을 포함한 통합 지원체계로 전환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전국 17개 시도 중 '체육중·고교' 없는 제주
담당관실은 제주지역 학생운동부의 경우 초중고를 잇는 선순환 체계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다며 '체육중·고학교' 또는 '체육중점학교'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학생 수와 선수층 규모가 제한적이니 대규모 학교 신설보다 기존 학교와 공공체육시설을 활용한 체육중점학교, 공공형 체육특성화학교 모델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담당관실은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것보다 제주형 체육중점학교를 추진하는 것이 재정적 부담이 적고 추진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 규모와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학생체육 육성 모델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 학생체육은 학령인구 감소와 개인 선수 증가 등 환경 변화 속 초중고 연계 약화와 학교운동부 기반 축소라는 과제에 직면했다"며 "학생체육과 전문체육, 스포츠 산업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