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11’ 수박, 얼마나 단 걸까…마트에서 본 ‘브릭스’ 숫자의 비밀

이윤정 기자 2026. 6. 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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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프리픽

당도 11도. 여름철 수박을 고르다 보면 한 번쯤 보게 되는 숫자다. 그런데 이 숫자는 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정말 11이라는 숫자가 붙으면 무조건 달콤한 수박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수박 당도 11도는 ‘달다고 느끼기 쉬운 수준’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도 숫자만으로 수박의 맛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수박의 단맛은 당도뿐 아니라 과육의 상태, 수분감, 숙성 정도까지 함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수박의 당도는 보통 브릭스(Brix, °Bx) 단위로 표시한다. 브릭스는 과일 속에 녹아 있는 당 성분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쉽게 말해 과즙 100g 안에 당 성분이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예를 들어 당도 11브릭스라면 수박즙 100g 안에 약 11g 수준의 가용성 고형분이 있다는 의미다.

농촌진흥청은 과일 품질 평가에서 당도를 중요한 품질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과일의 맛은 당도뿐 아니라 산도, 향, 조직감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수박은 몇 브릭스부터 달게 느껴질까.

일반적으로 9브릭스의 과일을 먹을 경우 단 맛이 부족하다 느낄 수 있다. 10브릭스 안팎이면 기본적인 단맛을 느껴지는 정도다. 11브릭스 이상이면 비교적 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12브릭스 이상이면 높은 당도의 수박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같은 11브릭스라도 맛의 차이는 날 수 있다. 이유는 수박이 단순히 ‘설탕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박의 맛은 당, 산미, 향, 과육의 아삭한 식감이 함께 만들어낸다. 당도가 높아도 과육이 퍼져 있거나 수분 균형이 무너지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NIHHS)은 과실 품질 관리에서 적정 수확 시기와 품종별 특성을 중요하게 본다. 과일은 수확 시점에 따라 당 축적 정도와 식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트에서 좋은 수박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당도 표시다.

최근에는 유통 과정에서 비파괴 당도 측정 기술을 활용해 일정 기준 이상의 수박을 선별하는 경우가 많다. 빛을 이용해 과일 내부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겉을 자르지 않고 당도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구매할 때 ‘당도 선별’, ‘비파괴 당도 검사’, ‘고당도 선별’ 같은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모양이다. 좋은 수박은 대체로 좌우 균형이 잘 맞고 표면이 매끈하다. 지나치게 찌그러진 형태보다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양을 가진 것이 좋다.

세 번째는 꼭지다. 흔히 꼭지가 마르면 오래된 수박이라고 생각하지만, 꼭지 상태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수확 후 유통 과정과 보관 환경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배꼽 부분이다. 수박 아래쪽의 원형 부분은 꽃이 붙었던 자리다. 일반적으로 너무 크거나 지나치게 벌어진 것보다 적당한 크기의 것이 선호된다.

마지막으로 많이 알려진 ‘두드려 보는 방법’도 있다. 맑고 통통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무조건 최고 품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과육이 단단하고 수분 상태가 좋은 수박을 고르는 참고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결국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공식은 하나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 당도 11은 충분히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진짜 맛있는 수박은 높은 당도와 함께 좋은 식감, 적절한 수분감이 균형을 이룬 수박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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