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부동산 성적표[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한경비즈니스 외고 2026. 6. 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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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다. 지난 1년간 주택 시장의 성적표를 살펴보자.

어느 정부이든 출범 첫해에는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직전 선거에서의 승리가 정책 추진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정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집값은 그 당시 국내외 경제 상황과 수요·공급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대 이후 출범한 정부는 현 정부를 포함하여 총 6개인데 첫해의 성적표는 제각각이다. 윤석열 정부와 같이 집값이 크게 떨어진 적도 있고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와 같이 보합 수준에 머문 때도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와 같이 첫해부터 집값이 크게 오른 적도 있었다. 

지난 1년간의 성적만을 보면 현 정부도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와 같은 궤도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섯 개 정부의 1년 차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평균치는 1.0%인데 비해 현 정부는 3.3%로 상승폭이 세 배가 넘는다. 서울의 경우도 여섯 개 정부의 평균치는 4.5%인데 비해 현 정부는 14.7%로 상승폭이 세 배가 넘는다. 

전국 기준으로는 노무현 정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것이고, 서울 기준으로는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를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3.3%는 지난 20년간 2021년(20.2%), 2006년(13.8%), 2020년(9.6%), 2011년(9.6%), 2015년(5.1%)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이 오른 수준이다.

그런데 전국 모든 지역이 고르게 상승한 것이 아니다. 

 집값, 서울·경기·울산만 올랐다

 


 
서울과 경기, 울산 지역만 평균 이상으로 올랐다. 심지어 광주(-2.1%)와 제주(-1.3%), 대구(-1.0%)를 포함한 8개 지역은 오히려 집값이 하락했다. 서울의 압도적인 상승세가 평균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평균의 함정이라 하겠다. 중간값으로 따지면 인천의 0.1% 상승이 중간치다. 

중간치와 평균치가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주택 시장이 양극화를 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세부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25년 6월 2일부터 가장 최신 자료인 2026년 5월 25일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28개 지역이 수도권 소재 지역이고 지방으로는 안동시가 29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승률 상위 26개 지역이 토허제 등 규제 3종 세트가 적용되는 규제 지역이고 비규제 지역으로는 구리시가 27위에 올라 있다. 

분당(27.4%)을 포함한 상위 7개 지역은 수도권 규제 지역에 있는 고가 지역이다. 특히 분당구나 성동구의 경우는 전국 평균 상승률의 8배가 넘는 상승률을 구가하고 있다. 심각한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양극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로 5분위 배율이라는 것이 있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가 아파트의 가격을 하위 20%에 해당하는 저가 아파트 가격으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5분위 배율이 5라고 하면 고가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다섯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고, 5분위 배율이 10이라고 하면 고가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열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5분위 배율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고가 아파트 강세, 저가 아파트 약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현 정부 들어서 역대급으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 양극화 부추겨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이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매물이 나오게 된다. 여기까지는 정부에서 의도하던 바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주택자가 내놓은 물건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매물 중에서 가장 ‘덜 아까운 매물’, 소위 ‘못난이 매물’부터 처분하여 주택 수를 줄이려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주택자들이 우선적으로 내놓은 매물은 고가 주택보다는 저가 주택일 가능성이 높다. 고가 주택이 고가인 이유는 입지가 좋기 때문에 실수요든 투자 수요든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고, 저가 주택이 저가인 이유는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택 수를 줄여야 하는 다주택자의 입장에서는 5분위 배율이 올라갈수록 저가 아파트를 파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5분위 배율이 5일 경우 고가 아파트 한 채는 저가 아파트 다섯 채 가격이지만 5분위 배율이 10일 경우 고가 아파트 한 채는 저가 아파트 열 채 가격이다.

주택 시장에서 자금을 빼려는 목적이라면 고가 주택이든 저가 주택이든 상관없지만 주택 수를 줄이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 저가 주택을 파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앞으로의 집값은 어찌될 것인가? 이를 전망하기 위해 공급 상황을 살펴보자. 현 정부 출범일부터 올해 4월까지 11개월간 착공 실적은 아파트는 월평균 2만2020채이고 빌라 등 비아파트는 2531채로 총 2만4551채씩 매월 공급되었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기 위해 정권별로 초기 11개월의 평균 착공 실적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참고로 국토교통부에서 착공 실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 2011년부터이므로 이명박 정부 이전의 통계는 비교할 수 없다.  

 
  
이전 3개 정부(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의 초기 11개월의 평균 착공 물량은 아파트가 2만7395채, 비아파트 주택이 1만482채로 총 3만7876채가 매월 착공됐다. 

하지만 현 정부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과거 평균치보다 20%가 줄어들었고 비아파트 주택의 경우는 무려 76%나 줄어들었다. 주택 시장 전체로 보면 과거보다 35%나 착공이 줄어든 상태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지나도 주택 공급에 대한 해법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아파트의 경우 착공에서 입주까지 36~42개월 정도 걸린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착공을 해도 3년에서 3년 반 정도 후에나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는 다가오지 않은 먼 미래의 공급 계획만 되뇌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공급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서울 주택 시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공급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한 서울 집값 상승을 막을 방법은 없다. 단기적으로 규제에 규제를 더한 미봉책으로 막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시장 경제에서 수급의 불균형보다 강력한 요소는 없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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