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서 ‘북한 규탄’ 뺀 靑...“새로운 내용 아니다”
“EU 요구로 넣었는데, 북한 의식해 뺀 것” 지적
靑 관계자 부인 “EU가 강력한 의견이었지만, 더 나간 것 없다”

청와대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강력한 대북 규탄 표현에 대해, 12일 “이미 우리가 국제사회에 공표한 적 있는 내용들”이라며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당시 공동성명에 들어간 대북 규탄 표현을 이재명 대통령의 언론 발표나 청와대 보도자료에서는 빼버렸다. 일각에선 “북한을 의식해 표현을 빼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아니어서 굳이 언론 발표 등에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북·러 군사 협력을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엔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북한의 인권 상황엔 “실질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현 정부가 북한을 향해 ‘규탄’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미사일 개발이나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도 현 정부 출범 뒤 우리 정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수위의 표현이다. 이 때문에 공동성명 문안 작성 과정에서 EU 측의 북한 규탄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고, 우리 정부가 마지못해 수용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 현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관련 질문에 “EU 때문에 더 나간 것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EU는 그것보다 좀 더 강력한, 좀 더 확고한(firm) 의견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공동성명 문구에) 반영된 것들은 우리가 그동안 취해오던 입장”이라고 했다. EU 측의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정부 입장을 넘어서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반영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공동성명에 있던 대북 규탄 표현이 대통령의 언론 발표 등에서 빠진 배경에 대해서도, “중요한 것은 공동성명”이라며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얘기하는 것은 정상회담을 통해 새롭게 얻은 성과가 있다면 그것을 부각시켜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성명과 공동 언론 발표) 그 둘이 똑같지 않다고 해서 이상할 건 전혀 없다”고 했다. 북한 규탄은 새로 생긴 성과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부각시켜 언급할 내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북한을 향한 규탄이 향후 남북 관계에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도, 이 관계자는 “그동안 취해오던 입장이기에 새롭게 부담이 되리라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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