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도를 넘는 '검찰 옹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은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공을 국회로 넘겼다. 정청래 대표는 그 말에 화답하듯 곧바로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짧은 글을 올리며 검찰개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 말이 채 마르기도 전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1차 수사를 안 할 때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안이 있느냐"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제동을 걸었다.
행정부 수반의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법무부 장관의 이러한 태도는 정권 내부의 엇박자를 넘어, 검찰개혁의 본질마저 훼손하는 무책임한 처사로 비친다.
정 장관이 내세우는 논리는 '피해자 보호'라는 명분이다. 즉 보완수사권 폐지가 사회적 약자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인질로 삼는 전형적인 개혁 지연 논리에 불과하다. 정작 검찰이 진정으로 약자를 보호할 의지가 있었다면, 제도 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법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실무적 대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입법 과정에 협조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권한을 내려놓는 대신 권한을 유지할 명분을 만드는 데에만 급급하다. 이는 국민이 요구하는 시스템의 정상화를 '약자 보호'라는 가면 뒤에 숨어 회피하려는, 지극히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정 장관의 이러한 검찰 사랑은 지난 1년간 보여준 태도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금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이라며 노골적으로 검찰을 두둔했다. 당시에도 그는 근본적인 권력 구조 개편 대신 '누가 하느냐'의 문제로 개혁의 본질을 치환하려 했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검찰개혁은 '누구의 검찰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다. 권력 기관이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시스템 자체를 바꾸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법무부가 서울 남부지검의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은 실무적 과실로 치부해 무혐의 처분하고, '쌍방울 대북 송금 관련 부당한 자백 강요' 의혹을 받는 박상용 검사에게 '정직 2개월'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는 모습을 보며, 누가 그들의 '약자 보호'론을 진심으로 믿겠는가. 그들이 말하는 보호는 시민이 아닌, 오직 '검찰 기득권'을 향해 있을 뿐이다.
검찰개혁이 장기화되면서 어느덧 정치적 수사로 전락한 듯해 아쉽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검찰개혁은 국가가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책무이다. 대통령조차 국회의 결단에 맡기겠다고 한 만큼, 행정부는 더 이상 '대안론'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개혁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오롯이 국회의 결단 사항이다. "해보다가 안 되면 고치면 된다"는 대통령의 말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나 현상 유지를 위한 변명이 아니라 결단력 있는 제도적 변화다. 법무부 장관의 훈수로 국민의 입법권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이제 검찰은 기득권 수호의 방패로 삼아온 '피해자 보호'라는 논리를 내려놓고, 국민이 내린 준엄한 개혁의 명령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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