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은행에 돈 넣어요?” 저가매수로 우르르 2주 만에 15조 빠졌다 [머니뭐니]

정호원 2026. 6. 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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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요구불예금, 2주 만에 15조원 이상 감소
증시 조정기에 대기성 자금 대거 머니무브 가속
한은 금리 인상 예고 속 수신 이탈 장기화 우려
시장 급변 맞춘 ‘1년 미만 단기 상품’ 금리 타깃 인상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59.67포인트(4.63%) 오른 8123.62로, 코스닥지수는 32.12포인트(3.22%) 오른 1029.05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제공]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등락폭을 키우자, 은행권의 대표적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이 증시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물론 2금융권까지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고객 유치 이벤트를 여는 등 본격적인 ‘수신(예·적금) 방어전’에 돌입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99조3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11개월 만에 700조원을 돌파했던 지난달 말(714조6576억원)과 비교해 불과 2주 만에 15조2858억원(2.14%)이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1일 기준 MMDA 잔액은 147조6966억원으로, 전월(157조6669억원) 대비 9조9703억원(6.32%) 급감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던 요구불예금과 MMDA가 6월 들어 일제히 꺾인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코스피 변동성이 극대화된 이달 들어 시장 상황을 관망하던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됐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요구불예금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 투처를 찾지 못해 일시적으로 예치해둔 자금 성격이 강해 시장 흐름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6월 들어 주요 국내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변동폭이 커지자, 이 타이밍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수신 고객 유치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 변동성이 여전한 데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예고까지 더해지면서, 개인고객의 자금을 유치하기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 2%대가 주류였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3%대로 올라섰으며, 일부 상품은 3%대 후반을 넘보고 있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이 연 3.3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은행권은 고객들이 시장 급변에 대응해 단기 자금 운용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1년 미만 단기 상품’의 금리를 집중적으로 올리는 수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에 이어 5월 말에도 정기예금 금리를 구간별로 최대 0.15%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쏠편한 정기예금’의 경우 3개월 만기 상품은 연 2.70%에서 2.80%로, 6·9개월 만기는 연 2.70%에서 2.85%로 올려 각각 1.00, 1.15%p 금리 인상을 통해 단기 자금을 유인하고 있다. 반면 12개월 만기 상품은 연 2.85%에서 2.90%로 0.05%p 인상하는 데 그쳐 단기 상품의 인상 폭을 더 키웠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상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0%p 인상해 연 3.40%로 올렸고, 6개월 만기도 연 3.20%로 0.10%p 인상했다. 우리은행(우리 원 플러스 예금, 최고 2.90%), KB국민은행(KB Star 정기예금, 최고 2.90%), 하나은행(하나의 정기예금, 최고 2.90%) 등도 최근 일제히 금리를 올리며 보조를 맞췄다.

금리 인상 외에 이색 이벤트로 잔액 방어에 나선 곳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요구불예금 고객을 타깃으로 월평균 잔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5000원, 300만원 이상이면 1만원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달 말까지 잔액을 유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7월 중 당첨자를 발표한다.

2금융권의 움직임은 더욱 공격적이다. OK저축은행은 시장 움직임에 맞춰 빠르게 자금을 이동하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OK e-정기예금’에 3개월 이상~6개월 이하 구간을 신설하고 최대 연 4.0%의 파격적인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6개월 이상~7개월 미만 구간 금리도 연 2.81%에서 연 4.0%로 무려 1.19%p나 끌어올렸다. 예치 기간을 세분화해 단기 머니무브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웰컴저축은행은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3.3%에서 3.6%로 인상하고, 예치금 우리대금리 한도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했다.

시장의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행권 내부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최근 영업본부장들과 진행한 이슈점검 회의에서도 예금의 증시 이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며 “향후 증시 머니무브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추가적인 수신 방어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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