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라흐마니노프로 폐막 장식…'클래시컬 브릿지 페스티벌'
'거장' 플레트뇨프의 라흐마니노프 헌정곡도…9일 여정 마무리, 내년 칸 기약
![관객에게 인사하는 미하일 플레트뇨프 [클래시컬 브릿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yonhap/20260613102940879nria.jpg)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지난 4일 개막한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이 베토벤과 라흐마니노프의 선율로 9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2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축제의 마지막 무대에는 세계적인 거장과 동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함께 올라 '도시와 도시,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축제의 슬로건에 걸맞은 연주를 선보였다.
이날 공연의 중심에는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이 자리했다.
삼중 협주곡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라는 세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형식으로, 각 악기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도 앙상블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 독주자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순식간에 앙상블이 무너질 수 있어서 연주자 간의 신뢰와 음악적 호흡이 필수적인 곡이다.
![베토벤 '삼중 협주곡' 연주 모습 [클래시컬 브릿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yonhap/20260613102941123dtuy.jpg)
러시아 거장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지휘 아래 고티에 카퓌송의 깊고 풍부한 첼로, 다니엘 로자코비치의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바이올린, 엘렌 메르시에의 유려한 피아노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카퓌송은 첫 선율부터 섬세한 활 짓과 깊은 음색으로 무대를 압도했고, 로자코비치의 바이올린은 우아하면서도 힘 있는 선율로 첼로와 완벽한 호흡을 이뤘다. 메르시에의 피아노도 두 현악기 사이에서 유연하게 흐름을 이끌며, 베토벤이 의도한 세 악기의 균형과 독립성을 섬세하게 구현했다.
첼로와 바이올린, 피아노가 차례로 주제를 변주한 1악장에선 각 악기가 선율을 주고받으며 긴장과 해소를 반복했고, 2악장에서는 첼로의 고음이 주제를 이끌며 목관과 바이올린, 피아노가 섬세하게 어우러져 서정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마지막 3악장도 세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폴란드 춤곡 리듬 위에서 화려한 앙상블을 선보였다. 관객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무대 위 집중력과 에너지에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고티에 카퓌송 첼로 연주 [클래시컬 브릿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yonhap/20260613102941387qpto.jpg)
플레트뇨프가 직접 작곡하고 지휘한 '라흐마니아나'의 한국 초연도 인상적인 무대였다. 플레트뇨프가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에 대한 오마주이자, 러시아적 애수와 현대적 감성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플레트뇨프는 라흐마니노프의 선율과 화성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고요한 달빛의 밤과 나뭇잎 소리, 저녁 종소리, 사랑과 우수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특히 이날 연주는 플레트뇨프의 새로운 해석과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음색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악기의 깊은 울림과 관악기의 섬세한 색채, 타악기의 리듬이 어우러지며 러시아 특유의 서정성과 한국의 한(恨)이 교차하는 듯한 독특한 정서를 뿜어냈다.
라흐마니아나에 앞서 연주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시 '바위'는 시적 상상력과 드라마틱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돋보인 무대였다. 플레트뇨프의 지휘에 맞춰 오케스트라는 바위에 부딪히는 눈보라와 같은 격정, 상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점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현악과 관악의 소리는 라흐마니노프가 작품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서정성과 비극성을 극대화하기 충분했다.
![다니엘 로자코비치 바이올린 연주 [클래시컬 브릿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yonhap/20260613102941586fcul.jpg)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은 4∼12일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고양아람누리 등에서 총 7차례 공연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거장과 차세대 연주자 21명이 참여해 리사이틀부터 실내악,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무대를 완성했다. 내년에는 프랑스 칸에서 축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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