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가 레이더] 민주당 압승에도 국힘 시의원 4인 ‘생환’ 비결은?
지선 민주당 압승… 인천시의회 1당 탈환
국민의힘 현역 4명 재선 ‘생환’
‘264표 차’ 승리 거둔 정해권 의원
이강구 의원 ‘송도 커뮤니티’ 활용 전략
섬 지역 표심 잡은 윤재상·신영희 의원
당 아닌 ‘지역 중심’ 활동에 ‘인물론’ 통해

6·3 지방선거 인천 광역의원(시의원)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인천시의회 1당 자리를 되찾았다. 시장과 군수·구청장, 시의원, 군·구의원, 교육감까지 여러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지방선거 특성상 인물 개인의 능력보다는 당을 보고 뽑는 선거 흐름이 두드러졌다. 지방의원의 경우 ‘소속 정당의 시장 후보의 당락에 본인의 운명이 달렸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오기도 한다.
39명을 선출하는 인천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35명이 당선됐다. 인천시장과 8개 군·구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결과가 시의원 선거에도 반영된 결과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열린 선거였기에 야당으로선 불리한 구도가 분명했다.
‘블루 웨이브’가 물결친 선거 결과 속에서 국민의힘은 4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격전지로 분류된 연수구에서 2명의 당선자가 나온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9대 인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인 정해권(연수구1) 의원과 송도국제도시를 지역구로 둔 이강구(연수구5) 의원이 10대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정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장시춘 후보를 상대로 264표 차 신승을 거뒀다. 두 후보가 맞붙은 연수구 1선거구의 표 차는 제물포구 1선거구(53표) 다음으로 적었을 만큼 접전이었다.
옥련2동과 연수1동, 청학동이 포함된 연수구 1선거구는 과거 보수정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었지만,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박찬대 당선자가 이곳을 포함한 연수구갑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하는 등 민주당 지지 기반도 탄탄해 최근 선거에서는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다.
경인일보가 이번 지선을 앞둔 지난달 19~20일 연수구갑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유권자 507명을 대상으로 한 연수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연수구청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옥련2동과 연수1동, 청학동을 연수구갑 1권역으로 묶어 민선 9기 연수구청장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민주당 정지열 후보와 국민의힘 이재호 후보의 지지율이 41%로 동률을 이뤘다. 연수구갑 2권역과 3권역에서는 정 후보가 이 후보를 각각 10%p, 12%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 지역만 5대5 양상이 이어진 것이다.
연수구청장 여론조사 결과처럼 1권역에 해당하는 연수구 1선거구의 선거 결과 역시 박빙 승부 끝에 정 의원이 승리했다. 인천 정가에서는 이 결과를 두고 9대 인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하면서 당론이 아닌 협치를 중시한 정 의원의 ‘타협형 정치’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의원은 박찬대 당선자를 비롯해 민주당 인사들과도 활발히 소통하고 협력하며 지역구 정책을 펼쳤다. 특히 후반기 의장 임기 동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립할 때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문제를 풀어냈다. 그 결과 이번 선거에서 정당이 아닌 인물론이 작용한 게 정 의원의 재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출마한 국민의힘 이강구 의원은 ‘민주당 우위’ 분위기 속에서 큰 격차의 승리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송도2동과 송도5동이 포함된 연수구 5선거구에서 민주당 장성숙 후보를 상대로 16.8%p 차 낙승을 거뒀다. 송도 내 다른 선거구인 연수구 4선거구와 연수구 6선거구에서 민주당 조민경·정채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각각 9.7%p, 7.5%p 앞서 당선된 것을 고려하면 이 의원의 승리는 예상 밖의 일로 평가된다.
재선에 성공한 이 후보의 승리 요인은 ‘밀착형 소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학부모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했다. 아파트 단지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 돼 있는 만큼, 지방의원 후보로서 자신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리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인 셈이다.
이 후보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의원들이 지역에서 열심히 일해도 국회의원만큼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가 힘들다. 뉴스에서도 주목받기가 쉽지 않다”며 “고층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지역적 특징을 충분히 활용해 소통하고 성과를 알린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방선거는 한 정당의 후보자를 선택하는 줄투표 경향이 강해 당의 지지율이 당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의원도 인물로 평가받고 당선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재상 의원과 신영희 의원도 강화군·옹진군 선거구에서 각각 승리를 거두며 인천시의회에 재입성했다. 접경지역이자 섬 지역 특성상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군수 선거 결과로 한정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경쟁이 치열했다.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한연희 후보가 44%를 득표해 역대 민주당 소속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옹진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장정민 후보가 국민의힘 문경복 후보를 상대로 289표 차 승리를 거뒀다.
군수 선거와 달리 시의원 선거는 두 의원이 큰 격차로 승리했다. 윤 의원은 60%를 득표하며 3선에 성공했다. 의회 일정이 없는 날이면 강화군 곳곳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 민원을 듣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등 ‘군민의 대변인’ 역할을 잘 수행한 결과다.

덕적도 출신 신 의원 역시 인천 앞바다에 흩어져 있는 ‘섬 민심’을 잘 모으는 등 9대 의회 의정활동을 지역 중심으로 잘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옹진군은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 ▲영흥도를 중심으로 한 남쪽 지역 ▲덕적도와 자월도, 영종도에 인접한 신·시·모도의 행정구역인 북도면 등 크게 3개 지역 민심으로 갈라진다. 주로 백령도 출신 후보와 영흥도 출신 후보가 대결할 때 덕적·자월·북도면 표심이 어디를 택하는가에 따라 당락이 결정돼 왔다.
신 의원은 이른바 옹진군의 ‘스윙 보터’ 지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옹진군 7개 선거구에서 민주당 백종빈 후보를 모두 앞서며 재선 시의원 타이틀을 달았다. 출신 지역을 따지지 않고 옹진군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섬 지역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돌아왔다는 시각이다.
이들 재선 의원의 과제는 인천시 정부와 의회 모두 승리를 거둔 민주당을 상대로 견제와 균형을 잡는 일이다. 원내대표 대행으로 10대 의회 개원을 앞두고 원내 구성을 준비 중인 정 의원은 재차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9대 의회 4년 임기를 보내면서 국민의힘 동료 의원들에게 ‘선거 결과는 돌고 돈다. 우리가 다수당이 됐듯 다음은 민주당이 될 수 있다’고 자주 말했다”며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많은 의석을 갖고 있지만, 협치를 통해 인천시 현안을 풀어나간다면 당이 아닌 인물로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