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신의주 띄우는 김정은…북중 국경지역 개발 신호탄?

KBS 2026. 6. 1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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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가 빈번한 곳이 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국경도시 신의주입니다.

온실농장을 중심으로 주택과 공장, 상업·편의시설까지 조성하며 북한은 이곳을 지방발전의 본보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눈에 띄는 변화도 적지 않은데요.

이곳을 거점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걸로 보입니다.

과연 북한의 바람대로 국경지역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요?

[리포트]

넓은 대지 위에 펼쳐진 대규모 온실단지.

온실 안에는 푸른 채소들이 가득 자라고 있는데요.

지난 2월 준공한 북한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의 모습으로 여의도 1.5배의 규모입니다.

온실농장 관계자들은 준공 첫 달부터 전체 생산계획을 초과 달성했고, 품종별 채소 생산도 크게 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철남/신의주온실종합농장 작업반장 : "이 온실에서는 이전 작물로 오이, 고추, 토마토를 수확하고 이번에는 보시다시피 온실 오이 31호를 재배했습니다. 이 온실 오이 31호 특성은 밭작물보다 수확고도 높으며 영양학적 가치도 높습니다."]

[권상철/신의주온실종합농장 부경리 : "천여 개가 넘는 온실들에 남새(채소)가 꽉 찼습니다. 우리가 지금 재배하고 있는 작물들을 보면 열매남새는 7가지에 80여 가지 품종이 됩니다."]

또 이런 성과의 배경이 현대적인 설비와 농업 연구원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자랑합니다.

[백승철/신의주남새과학연구중심 부원 : "우리 연구중심에서는 이렇게 다층 남새(채소) 재배 장치에서 인공조명 효과를 이용하여 잎남새 작물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지역인 압록강 위화도 일대에 조성된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은 북한이 착공 단계부터 대대적으로 선전해 온 곳입니다.

특히 위화도가 2024년 여름, 대규모 수해로 섬 전체가 물에 잠겼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25년 2월 :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 당과 정부는 재난을 가셔내고 사회주의 새 생활이 깃든 여기 압록강 기슭에 전망성 있는 새로운 지역발전 계획을 실현시키자고 합니다."]

신의주 지역은 대규모의 온실농장을 중심으로 농업 연구시설과 각종 공장, 주택, 편의봉사시설까지 함께 조성됐는데요.

북한 당국은 이를 지역개발계획의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25년 2월 : "지금 우리가 딛고선 대온실 농장 건설 전역은 우리 당이 설계하는 지방 중흥, 농촌진흥의 더 높은 단계와 발전 공정을 또 한 번 선명히 그려줄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착공 이후 수시로 온실농장을 찾았습니다.

지난해에만 다섯 번 방문했고 올해 첫 현지 시찰도 신의주로 갈 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노동당 제9차 대회를 앞두고 서둘러 준공식을 열어 성과 부각에 나섰습니다.

[조선중앙TV :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은 김정은 시대의 위대한 변천사를 증견하는(보여주는) 또 하나의 긍지 높은 기념비적 창조물이며..."]

이는 수해 당시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결과물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요.

북한 당국이 이렇게 신의주 온실농장에 역점을 두는 이유로 과거 온실농장 사업이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현숙/탈북민 : "(2000년대 초) 삼지연읍에 첫 모범 사례로 남새(채소) 온실농장을 조성했는데 그게 망했어요. 왜 망했는가. 발전소 건설을 해서 발전소 전기를 끌어 올리는데 전기가 충당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고 한 5년 있다가 다시 시작했는데 그때는 태양광 건설하느라고 태양광으로 다시 했는데 그것도 효력이 안 됐어요."]

게다가 기존 온실의 경우 채소가 생산되더라도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돌아갈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현숙/탈북민 : "간부들이 (온실농장에)와서 겨울에, 명절날에 고추, 오이 그런 걸 가져가는데 일반 백성은 꿈도 못 꾸고 구경도 못했어요. 그러니까 그걸(온실농장) 보는 사람들은 뭐라는가 하면 이건 현대판 봉건제도를 만드는 장소다 그랬어요."]

결국 북한 당국은 채소를 풍부하게 생산해 공급하는 새로운 온실농장 사업의 성공이야말로 주민들에게 국가 정책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유독 신의주에 공을 들인 데에는 또 다른 배경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의주가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성과를 내기 쉬운 곳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건데요.

북중 접경지라는 특성상 물자 조달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이 이유로 거론됩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지방 발전 20X10정책의 성공 사례를 만들기에 신의주가 가장 용이하고 쉬운 지역일 수 있는 거죠. 신의주는 모범 사례를 만들기에 가장 최적의 공간이에요. 왜냐하면 중국으로부터 물자의 유입도 굉장히 쉽고 또 투자도 받기도 용이하잖아요. 그럼 이건 따 놓은 당상이에요. 성공 사례를 만들기에. 그럼 바꿔 말하면 대외 선전용으로도 (성공) 보증수표라는 거죠."]

한편, 이를 내부적인 정책 성과 선전이나 주민 결속 차원에만 한정해 볼 것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중국을 향한 일종의 메시지로 해석할 필요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전에 딸 주애와 함께 신의주를 찾아 온실종합농장과 주변 시설을 점검한 바 있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온실 농장이며 신의주 위화도 쪽에 새롭게 선 건물이며 지금 (중국 쪽에서) 신의주를 보면 하나의 뷰(전망)가 형성돼 있어요. 자신감을 나타낸 거죠. 우리 이렇게 우리의 역량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너희가 조금만 투자하면 우리도 서로 더 잘살 수 있다. 그래서 과거의 물자 지원, 원조 이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하게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북한은 일찍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로 지정하고 중국과의 공동 개발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발을 맡았던 중국인 사업가 양빈이 탈세 혐의로 구속되고, 사업을 총괄했던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마저 숙청되면서 신의주 특구 개발은 사실상 표류하게 됐습니다.

그런 신의주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변화를 보여왔습니다.

각종 건설 사업이 이어지면서 도시의 외형도 빠르게 달라진 건데요.

위화도 역시 수해를 겪은 지 1년 만에 눈에 띄게 탈바꿈했습니다.

고층 아파트 수십 동이 말끔한 외관을 갖췄고 야간에는 단지 곳곳을 화려한 조명으로 밝히며 불야성을 연출했습니다.

[대북 소식통/음성변조 : "원래 위화도 주민은 입주할 때 국가에서 다 해줬는데, 일반 분양은 인테리어를 입주하는 사람이 해야 해요. 1층에 다 봉사 시설이 들어 있어요. 세탁소, 양복점, 양곡 판매소까지..."]

[정은이/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중국 사람들 말 들어보면 천지개벽했다는 말을 해요. 너무 많이 변했어요. 아파트가 정말 빽빽해요. 과거에는 신의주에 강변을 보면 석탄이 쌓여 있었어요. 왜냐하면 석탄이 돈이 되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대북 제재 영향도 있지만 어느 순간 이게 모래가 쌓여 있어요. 그만큼 북한에 개발붐이 불고 있다는 거고."]

신의주가 크게 개발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접경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북·중 경제 협력 확대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2014년 완공한 신압록강대교는 북한의 핵 개발과 이에 따른 대북제재 등으로 12년 가까이 개통되지 못했는데요.

민간 위성분석업체 'SI 애널리틱스'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최근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측 세관 및 출입국 관리시설 건설에 많은 장비와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규모 면에서만 봐도 (중국 쪽) 세관의 규모, 세관을 둘러싼 인프라들(이 크고) 주변 지역에는 명품 면세점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더라고요. 북한 쪽도 구글 위성지도로 보면 기존에 세관 설비보다 훨씬 더 넓고 현대화된 설비들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규모만 봐도 협력한다면 아마 잠재력은 굉장히 클 거라고 판단이 됩니다."]

물론 신의주 개발 지역에 긍정적인 신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사(NASA)의 지구관측 위성 ‘랜드샛 팔’(Landsat 8)이 올해 3월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을 분석한 결과, 신의주 온실농장 가동률은 44%에 그쳤습니다.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일부 온실에만 난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북·중 경제협력으로 신의주 개발이 활기를 띠더라도 그 효과가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박현숙/탈북민 : "북중 지역은 개인이 움직여야만 일반 사람들, 정말 최하층의 사람들까지 그게(경제 혜택) 가지 국가가 해서는 밑에까지 내려갈 수가 없어요."]

[정은이/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여전히 북한은 평양 대 비평양 지역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고요. 그리고 또 대도시와 소도시 간의 차이가 있고 농촌과 도시 간의 차이가 있고. 어떻게 보면 가장 피해를 보는 취약 계층들은 농촌 주민들이 더 취약 계층인 거죠."]

온실농장을 중심으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신의주.

과연 북한의 바람대로 지방발전의 상징적인 곳으로 자리 잡을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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