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추천부터 이견…與는 관리 부실, 野는 선거부정 겨냥
여야 특검법 동시 발의…‘특검수사 필요’ 같은뜻
특검 후보 추천 두고…양측 극명한 시각 차 있어
수사 범위도 한 쪽의 광의·다른 쪽은 제한적 명시
원 구성·논의 등 거쳐야해…다소 시간 걸릴 듯해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여야가 잇따라 특별검사법을 발의했지만 특검 후보 추천 방식과 수사 범위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 쟁점에서는 시각차가 커 실제 특검 출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10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등 선거관리 부실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냈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역시 9일 ‘선거 부정 및 국민 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여야가 모두 별도의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특검 후보 추천 주체를 두고는 입장이 갈렸다. 백 의원안은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가운데 의석수가 가장 많은 단체가 판사·검사·변호사 경력 15년 이상인 사람을 각각 1명씩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다. 반면 김 의원안과 유 의원안은 특검 추천 주체로 국민의힘을 명시했다. 국회의장의 특검 임명 요청 이후 대통령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고 국민의힘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한 것이다.
수사 범위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생 원인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사무 처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투표용지 인쇄 물량 산정과 기준 개정·시행, 투표소별 투표용지 배분·이송 및 부족분 보충 과정에서의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위법행위, 투표함 보관·이송 등 사후 조치 과정에서의 선거 공정성 침해 여부, 중앙선관위와 시도 선관위 사이의 지휘·보고 과정에서 발생한 책임 회피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넘어 선거 부정 의혹과 공권력 행사 문제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김 의원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범죄 의혹과 대통령실 및 정부 기관의 관리 소홀, 시민 집회에 대한 국가폭력 의혹, 선관위 부정부패 의혹 등을 포함했다. 유 의원안은 참정권 행사 침해 의혹, 개표 중단이나 보전 조치 없이 개표가 강행된 의혹, 투표함 반출·이송 과정의 위법성, 참관·입회 절차 미보장, 봉인지 훼손, 타 지역 투표지 발견, 중복 투표 가능성 등 유사 선거 부정 의혹까지 수사 범위에 넣었다.
결국 민주당안이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과 행정 책임 규명에 방점을 찍었다면 국민의힘안은 참정권 침해와 선거 부정 의혹, 투표함 반출 과정의 공권력 행사 문제까지 포괄하는 구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여야 모두 특검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수사 범위와 추천 방식에서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린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아직 여야 발의안을 당론으로 보기는 이르다”면서도 “특검법은 추천권과 수사 범위가 핵심인 만큼 실제 논의와 조율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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