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이 안아주자 559만명이 봤다... 진화하는 무대인사의 힘
주연 배우 팬서비스 영상, SNS에서 화제
무대인사 화제성만큼 영화의 작품성도 중요

영화가 끝나도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각자 준비한 스케치북과 배우에게 건넬 선물을 꺼내고 기다린다. 상영관에 등장한 배우들은 관객과 셀카를 찍고, 스케치북 속에 쓰여진 대사를 연기한다. 극장 문화의 신흥 주역으로 떠오른 무대인사의 풍경이다.
지난 6일 영화 ‘군체'의 주연 구교환은 무대인사 중 객석 통로를 이동하다 실수로 앞자리 관객의 머리를 쳤지만, 곧장 사과하며 관객을 안아줬다.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X(구 트위터)에서 조회수 559만 회를 달성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과거 무대인사는 배우와 감독의 일방향 소통 성격이 강했다. 이들이 상영관에 들어와 손을 든 관객 몇몇의 질문에 답하고,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요즘 무대인사에서 배우들은 적극적으로 객석을 누빈다. 사진을 찍어달라,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구에 흔쾌히 응답한다.

변화하는 무대인사는 그 자리에 모인 관객들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다. 관객의 요구에 화답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영상에 담겨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알고리즘을 타고 널리 퍼지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얼 ໒꒱'씨는 '군체' 상영기간 동안 전지현 배우의 무대인사 릴스를 업로드했다. 그의 릴스 중 최다 조회수 기록은 287만 회. 그는 "SNS에 올렸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반응이 보여 놀랐다"고 밝혔다.
관객이 찍어 올린 무대인사 영상은 그대로 영화 홍보 영상이 된다. 그는 "영상을 계기로 영화를 보러 오거나 다음 무대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영상 반응이 좋을수록 영화와 배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게 곧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올해 2월 개봉한 천만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는 개봉 3주 차까지 주요 배우가 전부 참여하는 적극적인 무대인사를 진행했다.
대구 CGV 영화관에서 3년째 미소지기로 근무하는 대학생 A씨는 현장에서 수십차례 무대인사를 지켜봤다. 그에게 기억에 남는 무대인사를 묻자 "올 초 '왕사남'의 무대인사에 사람들이 몰려 인상깊었다"고 회상했다. 또 "일반적으로 무대인사가 있는 상영관이 예매율이 높다"며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무대인사는 '가성비' 홍보 전략...중요한 건 영화 그 자체
최근 무대인사는 이른바 최고의 '가성비' 홍보 전략이다. 홍장선 건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재의 무대인사 문화를 두고 "화제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감독과 배우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돌고돌며 직접적인 홍보 효과를 내는 "저비용·고효율의 단순 노출 전략"이라는 의미다.

그는 "영화계는 지금 워낙 힘든 상태"라며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온라인 영상 서비스)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OTT가 급격히 성장했고, 이는 직접 영화관에 방문해 영화를 관람해야 하는 영화계의 침체로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롭게 변화한 무대인사는 감독, 배우와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OTT가 갖지 못하는 영화관만의 매력인 셈이다. 홍 교수는 무대인사가 "극장으로 찾아온 관객에게 혜택을 준다고 홍보하는 마케팅의 일종"이라며 "(관객들은) 배우의 영상을 보고 '나도 저런 걸(팬서비스)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극장으로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무대인사가 영화 홍보 효과로 직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대인사가 영화에 도움이 되느냐, 배우에 도움이 되느냐"라고 물으며 "배우 개인에게 (홍보 효과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배우는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작품이 공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정 무대 인사에서 배우의 행동이 화제가 되었다고 해서 꼭 해당 영화로 관심이 몰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또 "(무대인사로) 알려져서 사람들이 영화를 봤을 때, 해당 영화의 퀄리티가 실망스럽다면 영상의 인기는 오히려 역효과로 돌아온다"며 "영상이 유명할수록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더 빠르게 알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가 상업성이 높거나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을 때 무대인사 영상이 노출되면 사람들은 궁금증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된다"며 영화의 작품성이 뒷받침될 때 무대인사가 최대한의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인턴기자 bem2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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