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누가 봐?"라더니 '동접자 수' 482만명…이것이 바로 '국대 축구' [주말엔 축구 한 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평일 낮 '치지직' 폭발하며 '대반전 흥행'

[파이낸셜뉴스] "이번 월드컵은 안 본다", "기대도 안 된다"던 싸늘한 여론은 온데간데없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한민국 '국대 축구'의 인기는 여전했다. 홍명보호를 둘러싼 깊은 불신과 비판, 종합편성채널(종편) 단독 중계 논란, 지상파 3사와의 중계권 협상 난항 등 잇단 불협화음 속에서도 대한민국 축구가 성적과 흥행 양면에서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었다.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으나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골, 후반 35분 오현규(베식타시)의 역전골이 연달아 터지며 거둔 극적인 승리였다. 또 한국 축구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거둔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이자, 사령탑으로 두 번째 월드컵에 도전한 홍명보 감독의 대회 첫 승리이기도 했다.
사실 이번 월드컵은 당초 '역대 가장 냉담한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시작됐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팬들의 강한 비난 여론은 대회를 앞두고도 해소되지 않았다. 여기에 지상파 3사가 아니라 종편인 JTBC가 단독 중계권을 가진 상황에서 중계권 협상에 난항을 겪자, 보편적 시청권 문제가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결국 협상 끝에 KBS가 합류했지만 '월드컵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됐다. 게다가 경기가 평일 오전 시간대에 열린다는 점도 흥행 참패 예상을 부추겼다.
하지만 공이 굴러가자 반전이 일어났다. TV 앞을 지키기 어려운 평일 낮 시간대였기 때문인지, 오히려 모바일과 PC로 중계를 보는 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번 대회 공식 온라인 중계 플랫폼인 네이버 '치지직'에 따르면 이날 전용 중계 채널과 인기 스트리머의 '같이보기'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482만명을 기록했다. 치지직 역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기록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당시 76만명이다. TV 방송 시청률을 제외하고 순수 온라인 스트리밍 지표로만 이뤄낸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축구 커뮤니티와 SNS에는 대표팀을 향한 비판과 냉소가 가득했다. 그러나 황인범의 극적인 동점골과 이어진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는 순간,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다.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일대 등에서 진행된 거리응원에도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해 "대~한민국"을 외쳤다.
단독 중계 여파와 대표팀에 대한 거부감으로 역대급 '무관심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시작 전의 숱한 논란과 우려를 단 90분 만에 잠재운 것은 결국 경기장을 누빈 선수들의 투혼, 그리고 미워도 다시 한번 태극전사들을 믿고 응원한 국민들의 '축구 사랑'이었다. 삐걱거리며 출발했으나, 극적인 역전승으로 흥행 불씨를 살려낸 홍명보호는 오는 19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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