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도 막혔다”…빚투 잡으려다 급전 필요한 직장인도 ‘불똥’[주형연의 에구MONEY]

주형연 2026. 6. 1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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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은행 ATM 기기. [연합뉴스]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 직장인 김모(35) 씨는 최근 전세보증금 반환 자금과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알아봤지만 예상보다 낮은 한도를 안내받았습니다. 김씨는 “소득과 신용점수에는 문제가 없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예요. 필요한 자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려워졌습니다”라고 전했어요.

# IT업계에 근무하는 박모(42) 씨는 주식 투자자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 반등에 맞춰 신용대출을 활용한 추가 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소식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박씨는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잡으려 했는데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투자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아닌 ‘신용대출’이었습니다. 증시 활황 속 레버리지를 통해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어요. 심각성을 느낀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는 데다 금리 인상과 비대면 판매 채널 차단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빚투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줄이 빠르게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미 전방위적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차주의 연 소득과 무관하게 신규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키로 했어요. 마이너스통장(한도 대출) 만기 연장 시 미사용 한도 감액에 적용하던 예외 허용 조항을 전면 폐지하고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죠. 국민은행도 오는 16일부터 일반 신용대출 신규 최대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는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 운영합니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온·오프라인 합산 일일 대출 접수량이 내부 기준치를 넘어설 경우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즉각 차단하기로 했어요. 우리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 상품 접수를 중단했습니다. 농협은행은 오는 15일을 기점으로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적용되던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p), 0.1%p 깎기로 했습니다. 이외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 접수도 전면 차단돼요.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부동산과 증시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매수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고, 증시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신규 자금 유입 속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신용대출에 기반한 자금으로 추정되는 만큼 빚투 열기도 한층 진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요.

당분간 금융권에선 가계부채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라 은행들의 신용대출 심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여요. 빚투 열풍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겠지만 정작 급전이 필요한 직장인들의 자금줄까지 막히지 않도록 정책의 정교함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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