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라는 대로 다 냈는데 이게 무슨 일”…연금 고갈에 6년 뒤부터 ‘22%’ 깎인다는 美
감세법 여파로 10년간 258조 수입 감소
약속 급여 78%만 지급…대선 쟁점 부상

미국 사회보장 은퇴신탁기금이 6년 뒤인 2032년 말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의회가 손을 쓰지 않으면 미국 내 수천만 은퇴자가 받는 연금이 약속된 금액의 78%만 지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사회보장신탁 이사회는 이날 연례 보고서에서 사회보장 연금 재원인 은퇴신탁기금이 2032년 말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 전망보다 한 분기 이른 시점이다.
기금이 고갈되면 급여세 수입만으로는 약속된 급여의 78%밖에 댈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은퇴·유족 연금 수급자는 6200만명, 장애 급여 수급자는 800만명이며 메디케어 가입자는 6900만명을 웃돌았다.
고갈 시점이 당겨진 핵심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원 빅 뷰티풀 빌)이 꼽혔다. 노년층 공제 확대 등을 담은 이 감세 법안으로 기금에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가 굳어졌다. 의회예산국(CBO)은 세제 변경으로 향후 10년간 기금 수입이 약 1700억달러(한화 약 258조원) 줄어들 것이라는 추산을 내놨다.
케이토연구소의 로미나 보치아는 “의회가 지난해 노년층에 또 한 번 감세 혜택을 주면서 사회보장 재정을 더 악화시켰고, 그 청구서를 미래의 젊은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고 꼬집었다.
출산율 하락과 이민자 추정치 감소도 고갈을 앞당긴 요인으로 지목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세금을 내는 이민자 수가 줄어들 경우 기금 수입 기반이 더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은퇴기금과 장애기금을 합산한 고갈 시점은 2034년으로, 지난해 전망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
메디케어 재정도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입원 진료비의 기반이 되는 병원보험기금(파트A)의 고갈 시점이 2033년 2분기로, 지난해보다 한 분기 앞당겨졌다. 이 시점을 지나면 파트A 급여는 89%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반면 의사 진료(파트B)와 처방약(파트D) 기금은 보험료와 연방 지원으로 매년 수지를 맞추며 재정 균형을 지켜왔다.
전문가들은 급여세율 인상, 연금 수령 연령 상향, 급여 축소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고령층 표심을 의식한 의회는 어느 방안에도 선뜻 손을 얹지 못한 채 시간을 끌어왔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달라진 정책 환경을 처음으로 담아낸 이번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11월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둔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사회보장 개혁이 피해가기 어려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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