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촉법인데~" 비웃는 학생들…'참교육' 속 그 장면, 현실에선?

황예림 기자 2026. 6.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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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참교육'에서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중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있다./사진제공=넷플릭스


차량을 훔쳐 질주하고 마약까지 유통한 중학생들이 "우린 촉법소년이라 아무도 못 건드린다"고 비웃는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이다.

법조계에서는 그러나 이 정도 범죄라면 현실에선 소년분류심사원에 수용된 뒤 소년원 송치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드라마에서는 촉법을 자극적으로 강조하다보니 '촉법소년은 아무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촉법소년이 왜곡돼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국민적 오해는 촉법소년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성평등부가 지난 3~4월 진행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론화에서 시민참여단의 이해를 구하려고 노력한 점도 이 부분이다. 촉법소년은 형법상 범죄 행위를 저질렀지만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 대상이 되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을 뜻한다.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10호를 받으면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 들어간다. 촉법소년이 아닌 14세 이상 청소년들도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소년부로 송치되는 경우가 왕왕있다. 촉법소년의 연령을 하향한다고 해서 처벌이 기계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부분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원 장관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처벌) 관련 오해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자평했다. 시민참여단의 공론화 과정 및 인식 변화 결과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드라마 '참교육'은 촉법소년에 대한 통념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작품에서 중학생들은 차량을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하고 동급생에게 마약을 먹인 뒤 유통에 가담시키는 범죄를 저지른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인지하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풀어준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신혜성 법무법인 율우 변호사는 "드라마에 등장한 범행들은 각각만 놓고 보더라도 소년원 송치가 검토될 정도의 중대한 사안"이라며 "특히 마약 유통은 초범이라도 가장 무거운 수준의 소년원 2년 송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론화 과정에서 촉법소년도 강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데 의미가 있었는데, '참교육'처럼 고증이 부족한 드라마가 나오면서 아이들이 '촉법소년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성평등부도 현실과 다른 미디어 속 모습에 촉법소년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악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평등부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촉법소년 사회적대화협의체'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현행 연령 유지' 의견을 낼 예정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국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 사이에 상당한 인식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인식의 간격을 좁히는 방안을 포함해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 사회적대화협의체 논의 결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무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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