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BIO] 미국, 임상 문턱 낮춘다…K-바이오 수혜 볼까
※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미국 약국 선반대의 의약품들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newsy/20260613060131497wwle.jpg)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라고 하면 단연 미국입니다.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7,900만~8,4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천조 원이 넘는데요.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 규모가 약 243억~292억 달러, 약 33~44조 원 수준이니, 30배가량 차이가 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은 미국이라는 초거대 시장에 깃발을 꽂기 위해 안간힘인데요.
미국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첫 관문은 바로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는 일입니다.
미국이 이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IND) 절차를 대폭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등 미국 이외 지역의 바이오산업 성장세가 심상치 않자 글로벌 신약 개발의 주도권을 사수하려는 취지인데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필수적인 임상 승인 문턱을 낮추는 움직임이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편, 재무 체력이 약한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생존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금융당국이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대폭 강화.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퇴출, 반기 완전자본잠식 심사 도입 등 새로운 제도를 한꺼번에 시행하기로 하면서입니다.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최근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위협에 자세히 알아봅니다.

◇ 미국,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 간소화…속내는?
미국 하원은 최근 2027 회계연도 예산법을 통과시키면서 FDA에 초기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IND 제도 개혁을 검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해당 법안에 첨부된 세출위원회 보고서에는 초기 신약 개발이 미국 밖으로 이동하는 최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담겼는데요.
특히 미국보다 임상 진입 장벽이 낮은 호주와 중국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초기 임상시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FDA가 IND 제출 지침을 재검토하고 과학적 타당성이 떨어지거나 안전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조정 가능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게 위원회의 요구입니다.
호주의 임상시험 신고제(CTN)와 유사한 시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라고도 권장했는데요.
호주의료제품청(TGA)이 위험도가 높은 경우(4등급)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약에 대해 일일이 임상시험을 심사하는 대신, 기관생명윤리위원회(HREC)의 승인 결과를 토대로 서류 신고만 하면 즉각 임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서 차용한 것입니다.
미국은 이번 조치와 별개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차원에서 FDA의 ‘신속 IND 파일럿 프로그램’ 고시 안건을 접수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단순한 행정 절차 개선을 넘어, 혁신 신약 개발 등 바이오 생태계의 패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중국과 호주의 급부상으로 미국이 위협을 느끼면서 FDA가 IND 절차 개혁을 통해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산법은 다음 달 시작되는 상원 심의와 대통령 서명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상시험 연구원 [연합뉴스TV 자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newsy/20260613060131799slft.jpg)
◇ "K-바이오 수혜 기회…각종 반사이익도 많아"
FDA의 IND 절차가 간소화되면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그룹 ING 산하 연구기관은 한국이 아시아 바이오 혁신 분야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임상시험 추진력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봤는데요.
실제 진행 중인 국내 임상시험 건수는 2024년 2,307건에서 2025년 2,175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FDA가 임상·허가 과정의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AI·실사용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체계를 전환하면 K-바이오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전략에 집중해온 국내 바이오 벤처 입장에선 미국 시장 진출의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입니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 임원은 “지금은 얼마나 빠르게 임상에 진입할 수 있는지가 임상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면서 "FDA 절차가 간소화되면 신약 개발비 절감과 개발기간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앞서 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도 번지고 있고요.
또,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등이 미국 생물보안법의 타깃이 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주식시장(CG) [연합뉴스TV 자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newsy/20260613060131962snnl.jpg)
◇ "상폐 기준 강화"…코스닥 제약·바이오 생존 위기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5월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안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네 가지인데요.
먼저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이 7월 1일부터 기존 15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올라갑니다. 내년 1월엔 300억 원으로 한 차례 더 높아집니다.
주가 1천원 미만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7월부터 새로 생깁니다.
30거래일 연속 1천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천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갑니다.
완전자본잠식 요건도 강화되는데요.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만 상장폐지 요건으로 봤지만 이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요건에 추가됩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월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올해 코스닥에서 최대 150개 사가 퇴출당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제도 변화로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도 적지 않은 기업들이 관리종목 지정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의료정밀기기 업종 상장사 230개 사 중 21개 사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시가총액 미달 또는 동전주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년 1월 시총 기준이 300억 원으로 한 차례 더 높아지면 시총 200억~300억 원 사이 13개 사가 추가로 위험권에 들어갑니다.
![연구개발(R&D) 사업(PG) [연합뉴스 자료그림]](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newsy/20260613060132154smpf.jpg)
◇ 업계 우려 커지지만…증권가 "신뢰 회복 효과 기대"
업계에서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제약·바이오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허가, 상업화까지 통상 수년에서 수십 년이 소요되는데요.
게다가 개발 과정에서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됩니다.
최근 발표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제약사가 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 투입한 평균 비용은 무려 26억 7,100만 달러, 약 3조 6천억 원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업이 상장 이후에도 장기간 적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업계에서는 상장유지 요건 강화가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경우 R&D 중심 바이오벤처의 성장 사다리를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소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정책의 취지는 공감하나 상장유지 조건 강화가 신약 개발 바이오텍의 특성을 간과해 혁신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유망 벤처의 증시 이탈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경쟁 유도를 통한 질적 수준 개선과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단기 부양책이 아닌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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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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