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택시, 석달간 달랑 4대 팔렸다…中 첨단기술 굴기의 역설 '살 사람이 없다'

이혜미 2026. 6. 1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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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저고도 경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앞세워 '첨단기술 굴기'를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상업화 단계에서는 '수요 부족'이라는 복병에 부딪히고 있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 능력과 부품 공급망에서는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수요는 생산 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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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고도 경제 대표주자 이항, 1분기 4대 판매 그쳐
휴머노이드 생산능력 앞섰지만 실제 수요 제한적
정책 지원·국영기업 조달 넘어 민간 시장 창출 관건
지난 3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이항 본사에 주력 전기수직이착륙기 EH216-S가 전시돼 있다. 이 기종은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중국 정부의 감항 인증을 받은 기종이다. 광저우=이혜미 특파원

중국이 저고도 경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앞세워 '첨단기술 굴기'를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상업화 단계에서는 '수요 부족'이라는 복병에 부딪히고 있다. 기술 시연과 대량 생산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돈을 내고 살 고객과 안정적인 수익 모델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9일 발표된 중국 드론 기업 이항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인용, 이 기간 이항의 주력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EH216 시리즈 판매량이 4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63.6% 급감한 수치다. EH216-S는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감항 인증(비행 안전 허가)을 받은 유인 eVTOL 기종으로, 그동안 지방정부의 저고도 경제 육성 정책과 국유자본의 구매에 힘입어 이항의 핵심 매출원이 돼 왔다. 공식 판매가는 대당 239만 위안(약 5억2,500만 원)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업 운항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이항은 광둥성 광저우와 안후이성 허페이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 비행 체험을 시작하겠다고 지난해부터 밝혔지만, 현재까지 공개 발권 방식의 상시 운항은 공식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회사 측은 규제 당국의 요구에 맞춰 운항 능력을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항의 1분기 매출은 2,570만 위안(약 56억5,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고, 순손실은 1억2,640만 위안(약 278억800만 원)으로 61.2% 확대됐다. 주력 기체 판매 부진을 메운 것은 오히려 드론 공연 사업이었다. 1분기 이항은 22건의 공중 공연을 진행하고 공연용 편대 드론 1,000대를 납품했으며, 이 사업이 분기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드론택시보다 이벤트성 드론 공연이 당장 현금을 벌어들이는 구조인 셈이다.


중국 정부도 경고한 휴머노이드 산업 '거품 위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 능력과 부품 공급망에서는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수요는 생산 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중국에는 지난해 기준 140곳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에 330개 이상의 모델이 있는데, 중국 정부도 상업화와 응용 부족에 따른 산업 거품 위험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은 물류 분류, 호텔·카페 서비스, 보안, 박물관 안내, 가정용 돌봄 등 다양한 활용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휴머노이드 로봇 대부분이 실제 노동을 대체하기보다는 시연·공연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가격이 비싸고 작동 환경에 민감하며, 예측 불가능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 첨단기술 굴기의 다음 시험대는 정책 지원이 떠받친 초기 시장을 벗어나, 민간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주요 구매처는 기업과 학술 연구소의 연구용 수요, 국영기업의 시범 도입에 집중돼 있다. 중국에서 2025년 발주된 20억 위안(약 2억9,500만 달러)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주문 중 상당 부분은 국영기업에서 나왔고, 발전소와 데이터센터,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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