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도 업무도 멈췄다…광화문 1만8000명 “대~한민국!”

변민철.임성빈.곽주영.이규림.정은혜 2026. 6. 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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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축구 거리응원 무대 대형 스크린에 한국 대표팀 오현규가 후반전 극적인 역전골을 넣는 모습이 중계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평일 낮 시간대에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 체코전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들은 학업과 업무도 잠시 내려놓고 광화문과 여의도 등 길거리는 물론 학교와 일터에서 저마다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쳤다. 거리에 나온 외국인들도 한국의 이색 응원 문화를 함께 즐겼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나고 직접 쓰레기를 치우는 성숙한 응원 문화도 보여줬다.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체코와의 경기가 열린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6000여 명이 운집했다. 광장은 태극전사를 상징하는 붉은색 응원 도구를 갖춘 시민들로 가득 찼다. 오후 1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 광장엔 최소 1만6000명에서 최대 1만8000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붉은색 가발·가면·티셔츠·장갑을 착용한 이승준(36)씨는 “월드컵은 첫 승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직접 응원하러 나왔다”며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해 다함께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 응원에 참여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해 사무실이 많은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도 대형 전광판과 응원 장소가 설치됐다. 증권사 사원증을 건 직장인들은 김밥을 먹으며 스크린으로 경기를 관람하거나 돗자리를 펴고 무알콜 맥주를 마시며 응원에 동참했다. 얼굴과 몸에 태극 문양을 그리고 나온 이시우(30)씨는 “대한민국을 응원하기 위해 페이스·바디 페인팅도 했다”며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쳤다.

11일(현지시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전에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한국 응원단이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거리 응원 문화를 경험한 외국인들도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광화문에서 만난 프랑스인 아이든(27)은 “한국에 3주간 여행을 왔다가 응원전이 펼쳐진다고 해서 나와봤는데 열기가 이토록 뜨거울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성숙한 응원 문화가 빛났다. 시민들은 가방에 쓰레기를 챙겼고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질서정연하게 응원 장소를 빠져나갔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인천 인하부중 교실에선 학생 30여 명이 수업용으로 마련된 TV로 체코전 생중계를 시청하며 응원 구호를 외치고 파도타기 응원도 벌였다.

거리로 나오지 못한 직장인들도 잠시 짬을 내서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경기를 지켜봤다. 직장인 김모(30·서울 성동구)씨는 “경기를 보려고 일부러 오전에 외근을 잡았는데, 정말 이 경기를 어떻게 이겼는지 지금도 믿기질 않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응원에 동참한 기업도 있었다. 스타트업 기업인 사운드본 직원들은 이날 맥주와 과자를 사놓고 회의실에 모여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 객석을 가득 메운 응원단이 황인범의 동점골에 환호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극장도 “대~한민국” 함성에 뒤덮였다. 이날 낮 체코전에서 황인범 선수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순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 LED 4관을 가득 채운 응원단은 일제히 일어나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아파트 3층 높이의 대형 스크린(14.1×7.2m)에 역전의 주역들 모습이 잡힐 때마다 환호와 박수갈채도 터졌다. 휠체어를 탄 아들 최민석(29)씨와 함께 장애인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이선희(54)씨는 “아들이 축구를 좋아해서 보러 왔는데 교통도, 주차도 편리하고 무엇보다 생생한 열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이어진 경기 내내 객석의 ‘붉은 악마’들은 함성과 탄식을 반복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응원단의 열기로 냉방이 약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월드컵 경기가 극장에서 생중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메가박스는 반응이 뜨겁자 생중계 상영관을 당초 전국 40개 지점에서 67개 지점 100개 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변민철·임성빈·곽주영·이규림·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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