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이 제동 건 정권의 ‘대장동 입틀막’ 좌천 인사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반발했다가 좌천 인사를 당한 정유미 검사장에 대한 법무부의 인사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정 검사장은 작년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향해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비판 글을 올렸던 사람이다. 그 직후 법무부는 검사장 보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던 그를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시켰다. 이에 정 검사장이 부당한 인사라며 소송을 냈는데 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사실상 자발적 사직을 유도한 것”이라며 “인사권 남용”이라고 했다.
법원의 이런 판단을 떠나 법무부가 그를 좌천시킨 것부터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검찰은 작년 11월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려 했으나 법무장관과 차관의 압박으로 항소를 포기했다. 이 항소 포기로 대장동 일당은 수천억 원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검찰청법엔 상급자의 사건 지휘가 정당하지 않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비판 글을 썼다고 사실상 징계 인사를 한 것이다. 정권이 인사권으로 ‘입틀막’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반발한 것은 정 검사장뿐만이 아니었다. 상당수 검사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일선 검사장 18명은 항의 성명을 냈다. 이 상황의 책임을 묻는다면 그건 항소 포기의 부당함을 호소한 검사들이 아니라 항소 포기를 지시하고 결정한 이들이어야 했다. 하지만 정권은 당시 성명을 주도하거나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검사장 7명을 연이어 한직으로 좌천시켰다. 그러면서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검사장들의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승진시켰다. 검찰을 장악하기 위한 노골적인 자기 편 심기 인사였다.
이후 검찰과 다른 수사기관들은 정권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다. 승진한 김태훈 고검장은 검경 합동수사본부장 역할을 하면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던 민주당 전재수 의원에게 지방선거 직전 무혐의 처분을 내려 그에게 부산시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장관 등이 고발된 사건을 나눠서 수사하는 경찰과 공수처는 7개월째 수사를 뭉개고 있다. 무슨 수사를 한다는 얘기조차 들리지 않는다. 언젠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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