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등번호도 없던 손흥민 예비선수, 이런 감동스토리가 있던가 [월드컵 체코전]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4년전에는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던 손흥민이 행여 뛸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데려갔던 '예비 선수'였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은 묘하게도 손흥민과 교체되어 경기장을 밟아 월드컵 데뷔전 역전 결승골이라는 거짓말같은 순간을 만들어냈다.
4년전에는 등번호도 없었던 예비선수였던 오현규는 4년동안 좌절않고 누구보다 멀리 나아갔고 자신에게 찾아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와의 경기에서 황인범과 오현규의 연속골로 2-1 짜릿한 역전승을 해냈다.
후반 14분 체코가 오른쪽에서 블라디미르 초우팔이 롱스로인을 했고 주장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뒤에서 달려들어오며 문전에서 높은 타점의 헤딩 선제골을 가져갔다.
실점 후 이르게 한국의 동점골이 나왔다. 후반 22분 이강인의 중원에서 침투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황인범이 뒷공간을 파고들어 박스 안에서 골키퍼가 튀어나오자 침착하게 한번 접은 후 오른발 칩슛으로 빈골대에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35분에는 백승호의 중원에서 오른쪽 황인범을 향한 패스를 황인범이 박스안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했고 문전에서 오현규가 달려들어와 왼발을 갖다대 거짓말 같은 역전골을 만들어 한국이 2-1 역전승했다.
4년전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오현규는 카타르 현장에 있었지만 정식 선수는 아니었다. 대회 직전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마스크를 썼던 손흥민이 행여 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예비선수로 등번호도 없이 선수단과 함께했던 것. 정식 등록된 선수가 아닌 연습생 개념이었고 오현규는 그곳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조규성이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했다.
하지만 이후 4년간 오현규는 절치부심해 좌절않고 나아갔다. 그때만해도 자신을 앞서 있던 조규성이 부상 등으로 주춤하는 동안 오현규는 스코틀랜드 셀틱, 벨기에 헹크를 거쳐 지금의 튀르키예 베식타스까지 이적하며 유럽이 주목하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어느새 오현규는 대표팀 주전급 선수가 됐고 이날은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후반 24분 경기장을 밟았다. 그것도 4년전 자신이 예비였던 손흥민과 교체돼 잔디 위에 섰고 11분뒤인 후반 35분 기적같은 역전 결승골을 만들었다.

만약 4년전 연습생 신분에서 좌절했다면 체코전 역전 결승골 주인공 오현규는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를 통해 공개된 4년전 오현규의 일기는 "앞으로 4년간 준비해서 당당히 등번호 달고 오면 된다. 꼭 해내자 현규야. 이제 시작이다"라고 적혀있다.
정말 오현규는 4년뒤 자신 일기 속 말을 지켜내며 한국 축구를 구한 영웅이 됐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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