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곧 끝” 외치는 트럼프에…네타냐후 ‘전전긍긍’

박성의 기자 2026. 6. 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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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 주말 유럽서 서명 가능”…네타냐후는 사전 통보 못 받아
헤즈볼라 공세 중단·레바논 철수까지 거론…이스라엘 전쟁 전략 차질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네타냐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유럽에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정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지만, 정작 네타냐후 총리는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액시오스는 11일 현지시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MOU 체결 가능성 발언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갈등 당사국들로부터 종전 협정 양해각서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MOU 체결 가능성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이스라엘이 MOU 당사국은 아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 협상안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제거, 우라늄 농축 시설 해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중동 내 이란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단순한 핵 문제를 넘어 레바논 전선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친헤즈볼라 성향 일간지 알 아크바르는 12일 현지시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에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 중단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알 아크바르는 "합의안은 레바논 전역에 대한 모든 군사적 공격 중단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점령한 영토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의 신속한 철수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과 이란 간 합의와 레바논 문제를 분리하려 해왔다.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북부지역 주민들을 달래야 하는 데다, 헤즈볼라의 군사적 위협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진행 중인 레바논과의 직접 회담에서도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란은 자신들을 대신해 이스라엘을 견제하는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중시해왔다. 이 때문에 레바논 전투 상황이 미국과의 합의안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의 MOU에 레바논 문제까지 포함될 경우, 이스라엘의 대헤즈볼라 군사작전은 축소 또는 중단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갈등도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상태다. 이란 종전 협정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을 전제로 하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제거를 이유로 수도 베이루트 공습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일 두 정상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미쳤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고성을 질렀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이 사실을 인정하며 "화가 난 건 아니었지만 그가 레바논과 계속 싸우려고 하는 것이 신경 쓰였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국내 정치 상황도 변수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이르면 올해 9월 치러질 총선까지 이란 전쟁이 계속되는 편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현재 크네세트, 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석 중 32석을 보유하고 있다. 리쿠드당은 샤스당, 종교시오니즘당, 오츠마 예후디트당, 새희망당 등 종교·민족주의 성향 정당들과 연립 정부를 구성 중이다.

그러나 유대교 초정통파 교육기관 예시바 학생의 병역 면제 문제로 연정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안정적으로 차기 정권을 확보하려면 리쿠드당 의석 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최소 40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및 헤즈볼라와의 전쟁 국면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안보 리더십을 부각할 수 있는 정치적 무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드라이브가 빨라지면서 이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포고문 서명 행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훌륭한 합의를 이뤘다"며 "문서 최종화 절차가 남아 있고 며칠 안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것"이라며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합의문에 서명하는 즉시 미국의 해상 봉쇄가 해제되고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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