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중국폰에 금칠만 해놓고 “미국 조립” 홍보?…‘트럼프폰’ 내부 뜯어보니
‘미국 조립’ 홍보에 내부는 동일 설계
배터리·외장만 다르고 기판 교체도 호환

‘미국 조립’을 앞세워 홍보한 트럼프 모바일의 스마트폰 ‘T1’이 중국 ODM 제조사가 생산한 HTC 제품과 내부 구조까지 사실상 판박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소비자 제품 수리 전문 사이트 아이픽스잇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가족 사업체인 트럼프 모바일의 T1은 2024년 6월 출시된 HTC U24 프로와 내부 구조가 사실상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HTC는 대만 기업이지만 U24 프로는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위안창전자’가 ODM 방식으로 생산했다.
CT를 찍어보니 두 기기의 내부 부품 배치가 사실상 겹쳤다. 겉에서는 카메라 플래시 위치와 스피커 그릴 패턴이 달라 보이지만, 케이스를 뜯어보면 플래시는 플렉스 케이블만 늘어났을 뿐 부품 자리는 그대로였고 스피커 구조도 차이가 없었다. 나사 위치와 부품 배치, 변조 방지 스티커 위치까지 대부분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칩셋은 두 모델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7 3세대 SM7550을 사용했다. 기판을 서로 바꿔 끼워도 양쪽 모두 멀쩡히 돌아갔다.
디스플레이도 1080×2436 펜타일 방식 OLED로 픽셀 배열까지 완전히 동일했다. 화면 크기는 T1이 6.78인치, U24 프로가 6.8인치로 표기됐지만, 사실상 같은 부품을 다르게 기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메모리는 T1이 마이크론, U24 프로가 SK하이닉스 제품을 썼다. 아이픽스잇은 같은 모델이라도 수급이나 관세에 따라 공급처가 바뀔 수 있다며 이를 큰 차이로 보지 않았다.
아이픽스잇은 NBC 뉴스 제작팀을 캘리포니아 사무실로 초청해 이 과정을 공개했으며, T1이 “중국에서 설계되고 중국에서 제조되고 부품 대부분이 중국산”이라고 주장했다.
두 모델 사이의 실질적 차이는 배터리 정도에 그쳤다. T1은 필리핀 업체 뉴릭스 매뉴팩처링의 5000mAh 배터리를 사용했고, U24 프로는 중국 하이파워 테크놀로지의 4600mAh 제품을 탑재했다.
이 격차로 인해 T1의 최대 충전 속도는 30W에 머물렀고, U24 프로는 그 두 배인 60W를 지원했다. 동봉 충전기 사양도 서로 다르게 구성됐다.
외관은 T1에만 금빛 도색이 입혀져 있어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했다.
트럼프 모바일은 T1을 미국 조립 제품이라고 홍보해 왔다. T1은 수차례 출시가 미뤄진 끝에 지난 5월 중순부터 판매되기 시작됐으며, 가격은 499달러(한화 약 76만원)로 책정됐다.
아이픽스잇은 ‘미국산’(Made in America) 표기에 대해서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명확한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미국 조립’ 표기를 둘러싼 정책은 불분명하다는 점도 아울러 짚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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