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2라운드…주사 횟수 줄이고 근육 지킨다

문세영 기자 2026. 6. 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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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마운자로 뒤를 이을 차세대 비만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위고비, 마운자로 등의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자 대형 제약사들이 잇따라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승인될 비만치료제들은 연간 주사 횟수, 먹는 약으로의 대체, 부작용·근육 손실 ·요요 현상 감소 등이 경쟁의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비만치료제가 지배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오젬픽’등 4개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화이자, 로슈, 베링거인겔하임, 암젠 등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를 뛰어넘는 약물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월 1회 주사하는 GLP-1 약물을 개발 중이다. 상용화된 GLP-1 약물들은 주 1회 투여가 필요하다. 월 1회 투여로 비만 치료가 가능해지면 연간 52회에서 13회로 투여 횟수가 크게 감소한다. 월 1회라면 연 12회가 되어야 하지만 13회가 필요한 이유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초기에는 낮은 용량을 한 달보다 짧은 간격으로 투여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기 위해 GLP-1과 아밀린을 병용하는 연구들도 진행 중이다. 아밀린은 췌장에서 생성되는 천연 호르몬으로 최근 차세대 비만치료제의 핵심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 산하 생명공학기업인 제넨텍은 올해 중 GLP-1과 아밀린을 결합한 주사제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GLP-1과 달리 아밀린은 음식물의 위 배출 속도를 지연시키지 않는다. 위 배출 지연은 GLP-1 약물 사용 시 나타나는 위장관 부작용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매누 차크라바르티 제넨텍 부사장은 “아밀린은 식사 후 만족감을 느끼게 하지만 음식이 먹기 싫어지도록 유도하진 않는다”며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아밀린 연구를 진행 중인 화이자의 제임스 리스트 내과 연구책임자는 “임상적 차별성이 있으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시장 진입 시점이 늦더라도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도 아밀린 계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GLP-1과 아밀린을 결합한 비만치료제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 제약사 암젠은 GLP-1 약물에 인공 항체인 단클론항체를 결합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연간 주사 횟수를 4~6회로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잔 스위니 암젠 비만사업 총괄 부사장은 “체중 감량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장기적으로 질환을 관리하고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보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차세대 비만치료제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다.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GLP-1과 글루카곤을 결합한 치료제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GLP-1이 덜 먹게 만들어 체중 감량 효과를 일으킨다면 글루카곤은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체중을 줄인다.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72주간 환자들은 평균 16.6% 체중이 감소했다. 감소한 체중 중 제지방량(근육·뼈·수분 등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 비율은 10.8%에 그쳤다. 반면 기존 인기 비만치료제는 감량된 체중의 25~40%가 제지방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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