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은 폭염과의 싸움…26경기는 '열사병 위험' 경고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고 있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전체 104경기 중 상당수가 폭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포츠머스대 환경생리학자 마이크 팁턴 교수 등 70여 명의 기후·운동생리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북중미 월드컵 기간에 폭염으로 선수와 관중의 안전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개최 도시에서 위험 수준의 폭염이 예상된다며 경기시간 조정과 휴식시간 확대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체 104경기 가운데 약 97경기는 선수 경기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의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약 4분의 1 수준인 26경기 안팎은 열사병 등 건강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고온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온보다 습도와 복사열 등을 함께 반영하는 '습구흑구온도(WBGT·Wet-Bulb Globe Temperature)' 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WBGT가 약 28도를 넘으면 고강도 운동 시 열 스트레스 위험이 커지고, 32도 이상에서는 경기 중단까지 검토해야 할 수준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마이애미와 댈러스, 멕시코 몬테레이·과달라하라 등 일부 개최 도시에서 한낮 경기 시 이 기준에 근접하거나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북미 지역에서는 최근 폭염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미국 남부와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극단적 고온 현상이 잦아지는 추세다.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대규모 스포츠 행사 역시 폭염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FIFA도 폭염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고온 환경 시 경기 중 냉각 휴식시간 규정을 적용하고 있으며,극심한 고온 상황에서는 경기 시간 조정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미 일부 개최 도시의 여름철 기온 상승 폭을 고려하면 기존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일정 조정과 선수 보호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도 폭염은 국제 스포츠 행사 변수로 떠올랐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는 폭염 우려로 일부 종목 경기 시간이 조정됐으며, 선수들이 얼음 조끼와 냉각 장비를 사용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역시 한여름 폭염을 피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겨울 개최가 결정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시간 조정과 휴식시간 확대, 냉방시설 확충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낮 경기 축소와 야간 경기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기후변화로 폭염 강도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향후 국제 스포츠 대회 운영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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