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명 즉시 호르무즈 개방”…핵협상 60일 기한 넘길수도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2026. 6. 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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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합의 훌륭” 종전 시사
선거 급한 트럼프 - 피해 확산 이란
미사일 주고 받으면서도 물밑 협상
美 “이란도 핵무기 못 갖는데 동의”
레바논 포함 60일간 휴전·핵 논의
美·동맹, 이란 재건 3000억弗 지원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의제서 빠져
동결 자산 해제·우라늄 농축 뇌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9~10일(현지 시간) 이틀 연속 미사일을 주고받으면서도 물밑에서는 중재국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CNN은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번 주 초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수정된 합의 초안을 전달했고 미국도 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카타르의 알리 알타와디 특사가 10일부터 11일 새벽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이견을 조율한 것이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주효했다.

중동 국가들이 미국에 공격을 만류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전 트루스소셜에 “이란을 오늘 밤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하르그섬과 다른 석유 인프라를 점령할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파키스탄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만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간선거를 5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긴장이 더 고조되면 유가가 올라 선거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이란 역시 미국의 공습으로 인한 피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자 합의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심은 양측이 체결할 양해각서(MOU)의 내용으로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구매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MOU는 약간 개념적(conceptual)”이라고 말해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선언적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휴전은 레바논을 포함한 지역에서 60일간 유지되며 그 기간 중 핵 협상을 한다. MOU에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본적인 틀도 들어가 있지만 세부 사항은 60일간의 협상에서 결정된다. 호르무즈해협은 통행료 없이 즉각 개방되며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 수준의 통행량을 회복한다. 그 대가로 미국의 봉쇄도 해제된다는 내용이 담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국의 봉쇄도 해제된다며 “그건 협정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60일간 석유를 수출할 수 있게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받으며 이란이 초기 합의를 준수하고 후속 협상에서 선의를 보이면 제재 완화의 폭도 확대된다.

다만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란은 MOU 서명 즉시 60억~120억 달러의 해외 동결 자산을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반면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이란·카타르는 이란이 카타르에 동결된 자금 중 일부를 인도적 지원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MOU 초안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 제시, 이란 핵 프로그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핵과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췄고,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의제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이 MOU를 체결해도 최종 종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란이 비축한 것으로 알려진 순도 60%의 고농축우라늄 450㎏ 반출 혹은 희석, 우라늄 농축 금지 기간 등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미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고농축우라늄을 유엔 사찰단의 감독하에 이란 국내에서 희석하는 방안이 문제 해결의 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MOU 기간이 추가 연장돼 핵 관련 최종 합의가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2015년 이란핵합의(JCPOA)가 체결되는 데 2년이 걸릴 만큼 긴장은 고조시키지 않으며 최종 합의를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 CBS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 기간이 필요에 따라 더 연장될 수 있다고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기한을 말하고 싶지 않다.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호르무즈 통행 수수료도 문제다. 악시오스는 MOU에 통행료 없이 즉시 개방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서비스 등을 명목으로 통행 수수료를 받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란이 최종적으로 이 같은 수수료를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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