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비상장주 토큰화 추진…‘외국인 개미’ 소액투자 길 열어줘

박시진 기자 2026. 6. 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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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활용한 토큰화 거래
앤스로픽 등 상장 전 투자 논의
쪼개기 투자·24시간 거래 가능
주식 소유권 없이 수익권만 확보
높은 변동성 등 리스크도 여전해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한국씨티은행 본사. 뉴스1

씨티그룹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비상장기업 주식을 토큰화한 뒤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한다.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비상장기업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늘면서 소액으로 자유롭게 사고파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만 주식의 소유권을 갖지 못하고 수익만 주장할 수 있는 데다 비상장 투자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위험에 대한 체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일부 대형 비상장기업과 토큰화 주식을 만들기 위해 논의 중이다. 앤스로픽·오픈AI 등 상장을 앞둔 후기 투자 단계 기업이 주로 거론된다. 통상 비상장기업 투자는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VC)이 조성한 펀드에 연기금이나 패밀리오피스 등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새로운 틈새시장이 열리게 된다.

씨티그룹은 미국 금융 당국이 앞으로 미국인의 토큰화된 주식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규제 완화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혁신면제제도’를 통해 토큰화 주식거래를 허용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는 미국인의 토큰화 주식거래는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이에 따라 초기 상품은 ‘예탁증서(DR)’를 토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DR은 본래 외국 투자자가 다른 나라 기업의 지분을 간접 보유하도록 만든 증권이다. 씨티그룹은 이 DR을 블록체인 위에 토큰 형태로 올린다. 투자자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직접 사는 대신 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화 증서를 거래하는 셈이다.

이 구조에서 씨티그룹은 기초자산이 되는 실물 주식인 DR을 직접 발행한다. 동시에 DR을 보관하는 수탁자 역할도 맡는다. 발행과 수탁을 한곳이 담당해 불투명성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실물 주식인 DR의 소유권은 씨티그룹이 갖지만 수익권은 씨티그룹의 고객인 투자자가 확보하는 형태다. 토큰화된 주식은 1주를 쪼개서 투자할 수 있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소액 투자자가 참여하기 유리하다.

투자자는 스위스 증권거래소 운영사 ‘SIX’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거래소를 통해 토큰화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다른 일반 플랫폼 대비 신뢰가 높은 게 특징이다. 씨티그룹은 우선 SIX 네트워크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추후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래와 유지 과정에서는 수수료가 부과된다.

기존에도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한 비상장기업 투자 통로는 있지만 씨티그룹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투명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SPV는 투자자가 실제 무엇에 투자하는지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토큰화 예탁 증서는 발행과 수탁을 모두 씨티가 맡아 구조가 명확하다.

다만 위험도 있다. 토큰화를 해도 정보 비대칭, 높은 변동성 등 비상장 주식 본연의 위험은 그대로다. 상장기업보다 유동성이 낮고 주식의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주주로서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다. 거래를 씨티그룹 한 곳에 의존하는 점도 리스크다.

그럼에도 미국 자산운용 업계는 토큰화 주식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블록체인 결제·토큰화 플랫폼에 주력하고 골드만삭스는 토큰화 채권을 발행한다. 블랙록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은 토큰화 펀드를 운용 중이다.

WSJ는 “씨티와 JP모건체이스는 내년 토큰화 예금 시스템을 출범할 계획”이라며 “블록체인 도입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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