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미투자 3호도 SMR…원전에만 10조엔 넘게 투입할 듯
투자약속 국가 중 가장 빠른 실행
日 내부선 “정치적 과시” 비판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한 美
日자금으로 원전 건설 속도 높여
EU·대만에도 “적극 투자” 촉구

일본이 총 대미 투자금 5500억 달러(약 835조 원) 가운데 약 10조 엔(약 95조원)을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호 투자에 이어 3호 투자에도 SMR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에너지 안보가 화두가 된 미국에 SMR이 절실한 상황을 일본이 적극 공략한다는 평가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미국의 SMR 업체 뉴스케일파워에도 최대 250억 달러(약 38조 원)를 투자하는 방안이 대두됐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이번 SMR 투자가 2호 또는 3호 안건으로 선정될 것이라며 곧 정식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2호 투자로 발표한 SMR 건설 계획도 빠르게 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 투자를 포함해 2호 투자 계획까지 확정되면 일본의 미국에 대한 SMR 투자 규모는 10조 엔을 넘어선다.
닛케이는 “일본과 미국 정부는 GE버노바와 히타치제작소가 건설할 SMR에 일본이 최대 400억 달러(약 60조 원)를 투자하는 안을 두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면서 “SMR 건설지는 미 남부 테네시주가 유력한 후보 지역으로 꼽히며 미 정부는 이미 SMR 인허가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 3월 미일 정상회담 당시 미일 간 5500억 달러(약 835조 원) 규모의 무역 합의에 따른 일본의 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SMR과 천연가스 발전 시설 건설 등을 추진한다고 합의됐는데 이번에 더 구체화한 것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달 초 이 같은 계획을 온라인으로 협의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러트닉 장관은 닛케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이 SMR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싶다”면서 “SMR을 미국 내에 대규모로 건설하는 공급망을 미국과 일본이 함께 구축해 그 기술을 세계에 수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은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반도체 사업 성장 등으로 전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원전에는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고, 이는 미국과 일본의 장기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대미 투자를 약속한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게 실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올해 2월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가스화력발전소, 원유 수출 인프라 확충, 인공(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등을 선정하고 총 360억 달러(약 54조 7300억 원) 투자를 약속했다. 또 3월에는 대미 투자 2호 프로젝트로 SMR, 천연가스 발전 시설, 배터리 소재 생산 등에 총 730억 달러(약 111조 7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혁명과 미중 AI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전력 인프라 확장 수단으로 원전을 선택하고, 이에 일본 자금을 유치해 대폭 확충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현재의 4배로 늘리고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착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은 1979년 3월 28일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원전 신규 건설이 정체되면서 빠르게 건설할 수 있는 SMR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자로에 비해 전기 출력은 작지만 공장에서 양산이 가능하고 데이터센터 인근에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본 정부의 ‘속전속결’식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3월 2일 2호 투자가 발표되자 일본 기업 사이에서는 아직 1호 투자에 대한 수익성 검토나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정부가 서두르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대미 투자 1호를 조기에 결정해 굳건한 미일 관계를 보이려 했다”며 경제성보다 정치적 과시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미국 원전 투자와 관련해 사고가 났을 때 배상 책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와 관련해 미 고위 당국자는 “이는 미국의 원전 사업이며 일본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답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 대만의 투자도 적극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체결된 미·EU 무역합의에는 EU 기업들이 향후 수년간 미국에 약 6000억 달러(약 913조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EU 기업들은 주로 에너지, 제조업, AI 및 데이터센터, 방위산업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EU집행위원회는 그린란드 사태 이후 추가 논의에 미온적이었지만 올 3월 집행위원회 차원에서 투자를 의결하고 EU 소속 27개국의 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은 정부 승인이 끝나고 TSMC 주도로 반도체 파운드리 관련 생산시설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TSMC는 미국에 1650억 달러(약 253조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과 연구개발 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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