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결승골’에 전국 환호했는데…교도소·구치소선 월드컵 중계 없는 이유 [이슈, 풀어주리]

한국 축구대표팀이 체코를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 역전승을 거둔 12일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자들은 경기를 시청하지 못했다.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향후 치러질 월드컵 경기들은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크지 않다. 12일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월드컵 한국전 녹화 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용자들은 평소 법무부가 자체 편성하는 ‘보라미 방송’을 통해 교양 프로그램과 뉴스 등을 시청한다. 생방송 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녹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된다.
실제로 이날 보라미 방송 편성표를 보면 오전 9시 30분부터 정오까지 KBS1·MBC·SBS·EBS1 등 4개 지상파 방송이 편성됐다. 한국과 체코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예외는 있다. 만일 대한민국이 16강 진출 등으로 국민적 관심이나 이슈성이 커질 경우 편성 여부를 고려할 수는 있다고 법무부는 설명한다.
◇수용자도 TV는 본다…월드컵 생중계는 왜 어려울까=현행 규정상 교정시설 수용자도 TV 시청은 가능하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48조에 따르면 수용자는 정서 안정 및 교양 습득을 위해 라디오를 듣거나 TV를 볼 수 있다.
다만 원하는 채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는 없다. 형집행법 시행규칙은 교정시설장이 1일 6시간 이내에서 방송 편성 시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때 녹화 방송 또는 생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며 시청 가능한 방송은 교육·교화·교양·오락 콘텐츠다.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중계는 오락 콘텐츠에 해당한다.
결국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월드컵 한국전을 볼 수 있는지는 법무부와 교정시설이 해당 경기를 별도 방송으로 편성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2002·2006년엔 생중계도…16강 진출 땐 달라질 수도=과거 월드컵 생중계를 특별 편성한 전례가 있기는 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대표적이다. 당시엔 개최국 대회인 점을 고려해 수용자들에게도 주요 경기의 생중계 시청을 허용했다. 물론 대부분 경기가 낮 또는 저녁 시간에 열려 일과 시간 중에 시청이 가능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국민 통합을 이유로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있도록 법무부가 허용하기도 했다. 각 방에 설치된 TV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줬고, 축구 시청을 원하지 않는 재소자들에게는 별도로 취침 장소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후 치러진 월드컵에서는 일부 주요 경기만 생중계하거나 심야 시간대 경기는 녹화해 다음 날 방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당시 전국 47개 교도소와 9개 구치소에 수감된 4만7000여 명 가운데 최소 4만6000명 이상이 한국과 토고의 독일 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시청했다. 전국 수용자들의 98% 이상이 경기를 지켜본 셈이다.

◇법무부, 윤 전 대통령 독방 내부 공개하기도=한편 최근 윤 전 대통령의 수용 생활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법무부는 “모든 수용자에게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10일 공식 유튜브 채널 ‘법TV’를 통해 서울구치소 독거실 내부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약 6.76㎡(약 2평) 규모의 독거실과 수용 생활 모습이 담겼다. 독거실은 화장실이 딸린 구조로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신발은 방 안이 아닌 철문 밖 상단 선반에 보관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실내에는 TV와 선풍기,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선반, 수용자 생활수칙 안내문 등이 비치돼 있었다. 수용자가 종이상자를 활용해 임시 선반을 만들고 식판을 올려 식사하는 모습도 재연됐다.
법무부는 영상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그 누구라도 철문 안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며 “이곳을 움직이는 것은 특혜가 아닌 원칙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유튜버들은 윤 전 대통령이 독거실 여러 개를 사용하거나 수용동 청소부가 별도 수발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윤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거실과 동일한 독거실 1개만 사용하고 있으며 전담 청소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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