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루토 무단 활용 중단하라” 일본인 글로벌 청원 빗발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SNS 계정에서 일본 인기 캐릭터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지 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무단 활용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일본 정부에도 문제를 제기했으며 외무성을 통해 주일 미국대사관에 항의가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 이란 공습엔 ‘유희왕’, MAGA엔 ‘포켓몬’…제작사는 “허가 안 했다”
논란은 지난 3월 백악관 공식 SNS에 이란 공습 영상과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 ‘드래곤볼’ 장면을 합성한 영상이 게시되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유희왕 측은 “원작자와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해당 영상 제작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지식재산권 사용을 허가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포켓몬 게임 이미지를 활용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를 삽입한 게시물도 논란을 키웠다.
포켓몬컴퍼니 측은 “우리의 사명은 세상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며, 그 사명은 어떠한 정치적 견해나 의제와도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BBC에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스스로를 일본 만화 ‘나루토’ 주인공으로 표현한 영상을 올리면서 팬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팬들은 유희왕·드래곤볼·나루토 등 작품이 담고 있는 용기와 우정, 인내의 메시지가 정치적·군사적 목적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정치 목적 합성 이미지에… ‘AI 기술 오남용’ 지적
이번 논란은 트럼프 진영이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와 영상을 적극 활용해 온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측은 이전에도 AI 홍보물을 무분별하게 유포해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 2024년 미국 대선 때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가짜 AI 생성 사진을 게재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창작자의 고유한 메시지를 정치적 선전 도구로 왜곡하지 말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2일 기준 해당 청원에는 약 2만5000명이 참여했다. 청원을 시작한 스즈키 나나 씨(34)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유희왕 원작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원작자의 숭고한 정신과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군사적인 맥락에서 이용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밝혔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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