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확산하는 ‘AI안경 부정행위’… 명문대 입시에서도 적발
인공지능(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속출하고 있다.
12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최고 명문인 국립대만대는 지난달 하순 치러진 2026년 대입 2단계 선발 지필고사에서 중대 규칙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처음 적발됐다고 전날 밝혔다. AI 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등과 생성형 AI가 결합한 기기로, 일부 제품의 경우 특정 대상을 촬영하면 관련 정보를 AI로 분석해 렌즈(디스플레이)나 내장 스피커를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시험에 악용될 개연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AI 안경은 일반 안경과 비슷해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대만언론은 부정행위 적발로 인해 이 응시생의 해당 과목 성적이 0점 처리됐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부정행위 차단을 위해 시험장 출입 이전에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제품을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지만 AI 안경은 시험장에 몰래 반입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화민국(대만)대학입학고시센터 측은 25일 고시위원회를 열어 AI 안경 등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내 토익(TOEIC) 시험에서도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처음 적발됐다.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31일 각각 치러진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안경을 쓰고 부정행위를 한 응시자가 1명씩 적발됐다. 이들은 시험장에서 AI 글라스를 썼다가 현장에서 적발됐으며 부정행위로 처리돼 4년간 토익 응시 자격이 제한된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시험 시작 무렵 진행 요원으로부터 AI 안경 착용 의심자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수험 방해를 고려해 시험 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적발했다”며 “부정행위자 2명의 해당 시험은 무효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서 한국토익위원회는 감독관들을 대상으로 AI 안경 적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부 등 교육 당국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AI 안경을 차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수능 고사장에 전자기기를 반입할 수 없는 만큼 수험생이 AI 안경을 쓰면 안 되지만, 교육 당국은 아예 반입 금지 물품에 AI 안경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선학교에 1학기 기말고사를 볼 때 AI 안경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전날 관내 학교 및 교육지원청에 발송한 ‘2026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 학업성적관리 유의사항 안내’에서 AI 안경 관리에 관한 유의 사항을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문에서 “평가(시험) 전 학생·학부모 대상 부정행위 예방을 지도할 때 AI 안경을 반입(휴대) 금지 물품에 포함하여 안내해야 한다”며 “시험 중 휴대 시 부정행위자로 처리됨을 사전 고지하고 적발 시 학업성적규정에 따라 부정행위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험 감독과 관련해 “안경다리가 지나치게 두껍거나 시험 중 안경다리를 자주 터치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는 수험생을 예의주시하고 의심스러운 경우 시험 종료 직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문에 AI 안경의 외관 및 주요 특징을 소개하고 일반 안경과 AI 안경을 비교한 내용도 포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공문에 대해 “부정행위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신종 전자기기를 학교에 안내해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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