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 안 받는다”…스페이스X·오픈AI, 中 투자자 막는 이유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중국과 홍콩 투자자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결정에 정통한 5명의 관계자가 NYT에 이 같은 사실을 전했으며, 이들은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구했다.
오픈AI 역시 올해 상장할 경우 같은 제한 조치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논의를 잘 아는 3명의 관계자는 NYT에 오픈AI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 가운데 한 관계자는 이미 비공개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술 이어 자본까지…미·중 AI 패권 경쟁 확산
스페이스X와 오픈AI는 중국 투자자를 제한하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를 거친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정부가 최근 수년간 AI 기술의 대중 이전을 강하게 견제해 온 만큼 업계에서는 국가안보와 기술 보호 차원의 조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와 오픈AI 모두 미국 정부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아시아그룹의 한 린 디렉터는 NYT에 “미국 기술기업들은 국가안보와 지식재산권 보호,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 자본을 점점 더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 IPO 첫 사례 될 수도”…업계 전반 확산 가능성
은행권에서는 중국과 홍콩 투자자가 미국의 대형 IPO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사례가 이번이 처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불과 지난달 미국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Cerebras)의 나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은 공모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양국은 무역과 투자 장벽을 잇달아 높이고 있다. 중국도 지난주 자금의 해외 유출 규제를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심사 방침을 발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기술 정책을 담당했던 에런 바트닉은 이번 조치가 기업들의 자발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는 단순한 무역 디커플링(분리)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기술과 자본의 디커플링이 진행되고 있다는 매우 분명한 신호”라고 NYT에 말했다.
바트닉은 선도 기술기업들의 결정이 업계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앤스로픽을 포함해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미국 기업들이 오픈AI와 앤스로픽, 스페이스X 같은 기업들을 업계의 리더로 바라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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