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런 걸 막나” 체코 감독도 고개 떨궜다…김승규, 슈퍼 세이브로 한국 구했다[여기는 과달라하라]

황민국 기자 2026. 6. 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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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오현규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아크론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고 승리를 이끈 뒤 골키퍼 김승규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포판|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이 체코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직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체코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한동안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패배 원인을 설명하던 그의 입에서 결국 한숨 섞인 탄성이 흘러나왔다.

“골키퍼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때린 슈팅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을 이어간 코우베크 감독의 표정에는 허탈함이 묻어났다. 그가 언급한 골키퍼는 한국의 수문장 김승규(FC도쿄)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과 35분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역전승의 중심에는 김승규가 있었다.

실점 장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후 결정적인 순간마다 체코의 슈팅을 연이어 막아내며 한국의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후반 막판 체코가 총공세에 나선 상황에서 나온 선방들은 사실상 골과 다름없는 가치가 있었다.

체코 입장에서는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가 김승규에게 가로막혔다. 골문 바로 앞에서 시도한 슈팅마저 막히자 체코 선수들은 머리를 감싸 쥐었고, 벤치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백미는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미할 사딜레크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강하게 때린 슈팅을 김승규가 반사적으로 쳐냈다. 체코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도 코우베크 감독은 이 장면을 잊지 못한 듯했다.

그는 “우리도 득점 기회가 있었다.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라면서도 “그런 슈팅을 골키퍼가 막아내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공동취재구역에서도 김승규의 얼굴에는 승리의 여운이 가득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첫 경기를 꼭 잡아야 한다고 많이 이야기했다”며 “먼저 실점했지만 다 같이 역전해서 결과를 가져와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자신의 선방 장면에 대해서는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는데 지게 되면 수비나 골키퍼 책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역전한 뒤 마지막에 선방으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승규는 2024년 오른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두 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에는 선수 생활 지속 여부마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운동장에 다시 설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며 “부상을 이겨내고 월드컵 선발로 뛰어 승리까지 거두니 힘들었던 시간들을 조금은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는 또 다른 기쁨도 찾아왔다. 최근 태어난 딸과 경기 전 영상통화를 나눈 것이다.김승규는 “오늘은 신기하게도 딸이 눈을 뜨고 저를 바라봤다”며 “그 모습 덕분에 힘이 났던 것 같다”고 웃었다.

브라질(2014), 러시아(2018), 카타르(2022)에 이어 네 번째 월드컵 무대. 그리고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다시 선 월드컵 경기장. 이날 과달라하라의 밤, 김승규는 체코가 넘지 못한 마지막 장벽이었다.

12일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체코전에서 골키퍼 김승규가 상대 선수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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