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러 밀착 행보…러시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중국 ‘제1 전략사업’ 강조

북한이 러시아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양국의 공고한 관계를 과시했다. 북한이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는 관계 회복을 강조하고 러시아와는 공고했던 관계를 유지·강화하는데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12일 북한 노동신문은 러시아 국경절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 전문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축전에서 “오늘 조·로(북·러) 관계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치며 진실하고 헌신적인 동지적 신뢰 관계, 동맹 관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조·로 두 나라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의무와 정의의 이념에 충실함으로써 획득한 자부할만한 결실”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2024년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 당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면서 관계를 격상시킨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축전에서 이 조약을 언급하며 ‘동지’ 또는 ‘동맹’이라고 표현한 것은, 북·러 간의 결속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러시아에 대한 지지 의사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의 대내외 정책들을 철저히 지지하고 언제나 러시아 연방과 함께 하려는 것은 나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의 변함없는 의지이며 입장”이라며 “당신의 책임적인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적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양국 모두와의 결속력을 끌어올리는 등 양자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으로 여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축전에서는 북한이 자국의 위상을 높여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중·러와의 양자 구도를 공고히 함으로써 북·중·러 3자 구도가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는 구도로도 해석된다”며 “2년여 사이에 북한이라는 존재가 중·러 사이에서 상당히 중요한 전략 위상을 가진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축전의 세부 내용에선 지난해보다 표현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축전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가장 친근한’ 동지라며 극진한 친밀감을 표시했으나, 이번에는 ‘친애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양국 동맹에 대한 평가 역시 지난해 ‘동맹관계의 훌륭한 귀감’이라는 극찬에서 올해는 ‘동맹관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수준의 원론적 서술을 담았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직관적으로 김 위원장 축전의 톤이 (지난해보다) 많이 낮아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북·중 관계를 집중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부각되는 면을 일부 조정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축전으로 북·러 관계에 대한 수사를 조금 조정하더라도 양국 관계에 큰 타격이 없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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